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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09. 2021

세뱃돈

2. 아이에게 경제적 사고가 필요한 순간

"선생님은 엄마가 아니라 천사이시네요."~zz

아이들이 벌써부터 구정 때 받을 세뱃돈을 생각하며 들뜬 기분이어서, 아이들에게 세뱃돈 받으면 뭐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아이들은 엄마가 뺏는 다고 해서 나는 한 번도 내 아이들의 세뱃돈을 빼앗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야유를 보낸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마을에 명절은 카드에 그려진  모습과 같았었다. 

그때는 한복을 입고 복주머니를 하나씩 달고 다녔다, 그 복주머니는 시간이 흘러 우리 아이 들 때는 돈이 담기게 되었지만 그때는 세배를 하면 어떤 집은 한 상을 차려 내오는 집도 있고, 다식이나 약과를 만들어서 나눠주기도 했다. 그래서 복주머니 안에는 돈이 아닌 먹을거리가 들어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부잣집의  서울에서 사는 아들이 내려와 아이들이 세배를 하고 났는데 음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500원짜리 지폐를 주는 것이었다. 그 돈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은 돈을 받고도 왜, 음식을 차려주지 않을까 의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내 어린 시절 세뱃돈은 이런 의미였어했더니 어떤 아이는 차라리 맛있는 음식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기에  한 명 한 명 세뱃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고 물어봤다.


"일단 세뱃돈을 받아오면 엄마가 보관해주겠다고 달라고 해요. 그래서 드리고 나중에 엄마, 내 세뱃돈 주세요. 하면 엄마가 저금했다고 하는데 통장을 보여달라고 하면 볼 필요가 없다고 해요. 그럼 엄마가 다 쓴 건다 요?"


"저는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랑 반띵을 해요 왜냐하면 엄마가 키워주고 용돈도 주시니까 반은 엄마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뱃돈 많이 받으면 뭐해요. 엄마가 뺏어가요. 그러면서 저금했다가 나중에 쓰라고 해요. 그런데 제 저금통이 없어요."


"저는 세뱃돈을 받으면 큰 금액을 은행에 저금하고, 제가 가지고 싶은 것을 사요."


"엄마가 맛있는 거 사 먹자고 해서 세뱃돈으로 음식 시켜먹어요."


"근데 제가 저금통에 돈을 넣었는데 만 원짜리가 없어졌어요. 엄마가 꺼내간 것 같아요."


그래서 은행에 가서 저금을 하라고 했더니 아이들 중에 반은 은행 통장이 있고, 돼지저금통에 돈을 넣어두는 아이도 있다. 세뱃돈이야 말로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주기 좋은 목돈인 것 같다.  아이들이 커서 꼭 필요할 때 사용하게 저축성예금 중에서 금리가 나오는 통장을 만들어서 매달 용돈의 일부를 꾸준히 저축할 수 있게 만들어 주면 금액이 증가하면서 저금하는 재미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세뱃돈에 맞게 주식을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려서부터 저축하는 습관은 돈에 대한 개념이 생기게 된다.


나는 아이들이 세뱃돈을 받아오면 아이들과 상의하여 은행에 저축을 해주었다. 모인 돈이 큰돈은 아니지만 큰아이는 유럽여행 갈 때 여행자금에  사용했고, 둘째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기초자금이 되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가 모은 돈으로 필요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돈을 왜 모아야 하는지 알게 되며 꾸준히 저축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게 되고, 절제하는 습관을 같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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