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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08. 2021

아들과의 대화

11. 영어유치원


"엄마는 영어 유치원 어떻게 생각해요?

오늘 결혼식장에서 선배를 만났는데 4살짜리 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내는데 너무 힘들다고 해서요.

영어유치원비가 한 달에 79만 원인데 교재비랑 통원 차량비까지 하면 거의 100만 원이 든다고 혼자 벌어서는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다고요."

"그래, 내 친구가 영어유치원에 근무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 영어유치원은 안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유아기의 아이들이 배워야 할 인성교육을 시키는 곳이 아니라고 하더라."




"그럼 제 친구가 강남에 있는 영어유치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데 한번 전화해서 물어볼게요."

아들은 이렇게 말하고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 친구는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전공하고 병설유치원에서 근무 중이며 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친구이다.

" 너는 이다음에 아이를 낳으면 영어 유치원에 보낼 거야?" 

"아니, 나는 안 보내, 유아기의 아이들은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영어유치원은 아이들이 그만둘까 봐 인성교육은 안 시켜. 어린아이들은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그런 것을 다 무시해. 영어만을 가르치기 위해서 유치원에 보낼 수는 없지 영어만을 너무 많이 하는 곳은 좀 위험해. 비싼 교육비를 내고 아이들이 그 나이에 배워야 할 교육을 제대로 못 받으면 결여되는 것이 너무 많아, 그리고  수학적 사고력이나 논리력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패턴을 찾는 교육도 중요하고, 무엇보다도 유아교육을 전공한 교사 중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근무하는 곳이 좋아, 유아기 어린아이들은 인성교육이 영어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배웠다."



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교육은 참 어려운 것 같다. 교육기관에서는 아이들이 그만둘까 봐 돈을 벌기 위해서 인성교육을 무시한다는 말이 제일  무섭게 들려온다. 아들의 선배는 아이가 영어 몇 마디를 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안보내면 그것도 못할 것 아니냐고 말하며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질까 봐 보낸다고 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유아기에 인성이 형성돼 무로 인성교육은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이야기다. 교사인 친구와 9 살 아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이모 밥 줘 배고파"라고 말을 해서 친구에게 왜 아이가 반말을 하느냐고 물어봤다. 그 친구가 학교 수업이 끝날 동안 학원에 보내는데 그곳 선생님이 아이들이 크면 다 존댓말을 하게 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며 그 학원에서는 선생님한테도 아이들이 반말을 한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너도 학교에서 예의 바른 아이가 예쁘지 않니, 네 아들이 학교 선생님께도 반말을 한다면 그 선생님께서 그 아이가 예뻐 보이겠어, 했더니 그 친구가 그때서야 말을 알아 들었는지 무슨 말인지 알겠다며 학교일이 바빠서 아이가 즐겁게 다니니까 그런 줄만 알았다며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친구의 아들은 언어습관을 고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이렇듯 인성교육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교육기관에 들어가게 되면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신념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고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학원을 안 보내는 부모님들께서도 내가 자란 인성이 꼭 옳은 것만이 아니므로 아이들을 키우며 읽어야 하는 책들을 읽으며 아이가 바르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교육도 영어유치원을 보내지 않아도 요즘은 콘텐츠들이 좋은 게 많아서 돈 안 들이고 유아시기의 영어교육을 엄마표 교육으로도 가능하다. 영어 유치원을 보내고 안 보내고는 경제적인 문제도 중요하겠지만 부모의 교육관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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