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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12. 2021

수원화성의 봄소식

2.

三都推第一/수원은 삼도 중 제일로 치거니와

八達務懷來/팔달문엔 힘써 만방을 불러들이네

蹔試經綸手/잠시 경륜의 솜씨를 시험했다가

旋求鎖鑰才/이내 변방의 장재를 구해 쓰노라


樓衣天宇逈/누각은 하늘을 의지하여 멀고

城抱野門廻/성벽은 야문을 안고 돌아드네

料理自深淺/직무 처리엔 절로 천심이 있기에

官樽聽醱醅/관청 동이에 술 괴는 소릴 듣는다오- 정조대왕-

영동시장과 지동시장 중간에 있는 정조대왕상

"엄마, 정조대왕이라고 쓰여 있는데 정도 대왕도 술을 마셔?" 어린 여자 아이가 엄마에게 물어보는 말이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정조대왕도 술을 좋아하셨단다. 했더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조선 22대 임금인 정조대왕의 건배사는 '불취무귀(不醉無歸)'이다. 이것은 백성들이 풍족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정조대왕의 깊은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팔달문 시장(앞에는 지동시장 우측엔 영동시장)

코로나 19로 가정에서 5인 이상 집합 금지, 설 명절을 오고 가지 말 것을 강요했는데도 시장에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이 나왔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성곽으로 올라갔다. 멀리 보이는 누각 사이 성벽길에는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동남 각루

지난번에는 성 뒷길로 가서 오늘은 안길로 걷기로 했다. 이 계단에는 사람들이 많이 오르고 내려서 옆 잔디길로 걸어서 올라가며 주변을 바라보았더니 사람들이 많다.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애드벌룬과 봉돈

서북쪽 하늘을 보니 미세먼지가 내려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날씨가 너무 따뜻해져서 웃옷을 벗을 정도로 햇살이 따뜻하다. 그런데 옆에 초록색은 할아버지들께서 게이트볼을 치는 곳인데 마스크를 착용하신 분이 한 명도 없어서 코로나가 걱정이 된다.

봉돈

수원화성 봉돈은 다른 곳의 봉수대와는 달리 산 정상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성곽에 맞물려 벽돌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봉돈은 성곽에서는 보기 드문 형식으로 마치 정교한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진 수원화성의 대표시설이다. 함께 걷던 딸아이는 어린 시절 봉수대 안에 들어가 위로 올라가 놀기도 했던 추억을 기억하며 사회책에 봉수대가 나왔던 기억에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수원화성은 어느 계절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아무것도 없는 이 계절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연을 날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바람의 방향으로 인해 오늘은 성에 기대어 연을 날리기도 한다.

창룡문 앞에서 연 날리는 모습

아빠도 아이도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너무 좋은 날이다. 연들 이 하늘을 향해 높이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바라보는  아이들은  너무 신난 표정으로 줄을 잡고 있어 길을 걷는 나의 기분도 절로 좋아진다.

창룡문

창룡은 청룡으로 풍수지리상 좌청룡이며 동쪽을 의미한다고 한다. 창룡문은 성벽을 보호하기 위한 반달 모양의 옹성을 쌓았는데 다른 문들과는 달리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한쪽이 열려 있다. 그런데 옹벽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옆에 있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그곳에 올라가서 주변을 바라보았더니 저 멀리까지 보인다.

동북노대

동북노대는 창룡문에서 100m 거리에 있다. 창룡문에서 동북노대 사이에 아름다운 감나무들이 고개를 높이 들고 사계절 아름다은 자태를 동북노대와 함께 뽐내고 있다. 수원화성의 벽돌은 정약용이 중국에서 벽돌 굽는 것을 배워와서 처음으로 수원화성을 쌓을 때 사용했다고 한다. 서양식 벽돌과 우리의 정서를 닮은 돌로 쌓은 성벽의 조화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고 느낀다.

동장대에서 바라본 동북공심돈

동장대 마루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면 수원화성 주변이 한눈에 보인다. 멀리 보이는 동북공심돈이 누각 기둥 사이로 아름답게 보인다. 이곳 누마루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보아도 아름답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가시거리가 짧아 다른 곳은 사진으로 보여줄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동장대는 무예를 수련하던 곳이라고 하여 연무대라고도 한다. 그래서 연무대 뒤쪽 마을이 연무동이다. 연무대는 아름다운 담이 있다. 뒤편을 자세히 보면 성곽 밑에 또 다른 담이 나지막이 쌓아놓았다.

동장대 뒤편 담

수원화성도 예술이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그 예술품을 돋보이게 한다.

동암문

동암문은 성안과 성 밖을 연결하 문이다. 안쪽에서 사진을 찍다. 바깥쪽으로 나와서 찍었다. 안에서 보는 모습보다 밖에서 보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북암문의 위쪽도 성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멀리 동북각루가 보인다.
북암문(북암문은 반대쪽에서 바라보는 게 더 아름답다.

북암문은 성지순례를 많이 오는 곳이다. 정조 임금 승하 후 1801년 신유박해부터 1866 병인박해까지 수원화성 주변에서 천주교 신자 고문과 처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곳 중 한 곳 이곳 북암문 문설주에 천주교 신자를 처형하고 목을 잘라서 거꾸로 매달아 놓았었다고 한다.

동북 강루 벽의 십자가 모양

동북 강루(방화수류정)의 벽의 십자가 모양은 정약용이 수원화성을 건설할 때 만든 것이다. 이곳은 평상시에도  빛나는 흙을 사용했지만 이것이 석양을 받으면 야광으로 빛나는 것처럼 보인다. 방화 수류(肪花隨柳) 정은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는 뜻으로 연못 주변에 버드나무가 많았는데 요즘은 소나무로 교체를 했다.

동북각루{방화수류정}

동북각루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양이 다르게 보인다. 오늘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멀리에서 사람들이 나가길 기다리다 지붕을 바라보았는데 다른 때에는 새들이 지붕에 앉아 있는 모양으로 알았는데 용머리를 새겨 놓은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동북각루는 다른 성에서는 볼 수 없는 누각으로  수원화성에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루각 마루의 중심부는 임금이 앉는 옥좌에 온돌마루가 있다.

화홍문의 벽면

 오늘은 화홍문의 벽에 수놓은 듯 아름답게 쌓은  벽돌도 처음 보는 듯 시선을 끌었다.

옹성에 돋아난 새싹

수원화성 옹벽 잔디 밑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오늘은 까치설날인데 잔디 밑에서는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새싹들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낯선 새해를 맞이하게 될 내일이 기대된다.


브런치 작가님들

새로운 낯선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힘든 날들이지만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꿈

꼭 이루게 될 새해

작가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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