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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09. 2021

학원폭력

문자도 폭력이다.

"선생님, 저 두 시간이나 고민하다가 전화드리는 거예요"

1학년 아이의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4학년 아이가 1학년 아이의 3학년인 오빠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네 동생 다음에 또 그러면 행동으로 보여줄 거라고 말해줘' 했는데 여자아이라 무서워서 그러신다며 학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어보신다. 


우리 공부방에서는 매일 10분 책 읽어서 휴대폰 음성메시지로 보내기 숙제가 있는데 집에서 안 읽으면 수업이 끝난 다음 책을 읽고 음성메시지로 나에게 보내고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1학년 아이는 수업이 먼저 끝나고 3학년 오빠가 끝나는 시간까지 책이 있는 쉬는 방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4학년 아이는 책을 읽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는데 1학년 아이가 휴대폰을 보려고 해서 못 보게 했더니 "오빠, 야동 봐" 하고 물어봐서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두 번이나 야동 보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더니 1학년 아이가 그림을 그려서 " 이거 오빠 얼굴 그린 거야." 하고 내밀었는데 너무 못 그려서 짜증이 났다고 한다.( 참고로 1학년 아이는 그림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 고학년 아이 수준의 그림을 그린다.)  그 과정을 4학년 아이가 이야기해서 두 아이 이야기의 진위를 가리고 있는데 1학년 아이가  먼저 집에 가게 되었다.


1학년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공부방 다니는 아는 아이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물어봐서 내용을 대충 알고 계셨다. 1학년 아이가 그린 그림이 어떤 것인지 찾아서 보내달라고 해서 사진을 찍어 보내드렸다.

1학년 아이가 그린 그림

이 그림입니다. 마음 쓰지 마세요 4학년 아이도 가정교육 잘 받은 좋은 아이입니다. 하고, 4학년 아이에게 카톡 내 옹을 보내 달라고 했다. 그 아이는 내게 이런 사진을 보냈다.

4학년 아이가 보낸 카톡 내용

나는 이것을 보고 나서 4학년 아이한테 "이 내용을 가지고 1학년 아이의 엄마가 왜 전화를 하셨지?" 했더니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내용 말고 또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없다고 해서 나는 믿고 잘 자라고 하고 1학년 아이의 어머니께 보내드렸다. 그랬더니 이런 카톡 내용이 왔다.

1학년 아이의 어머니가 보내준 카톡 내용

나는 다시 4학년 아이에게 이 카톡 사진을 보내고, " 이 건 뭐니?" 하고 카톡을 보냈더니, '1학년 아이가 계속 그럴 것 같아서요.' 해서 알았다고 마음 편하게 자라고 하고 1학년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4학년 아이가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사리분별이 정확한 아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인기도 있는 아이다. 1학년 아이의 어머니께  4학년 아이가 다음에 또 그럴까 봐서 그랬다고 했다고 하며 3학년 오빠가 순해서 밖에서 만나는 오빠들도 자기 오빠처럼 만만하게 대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1학년 아이의 어머니께서 "선생님 감사해요! 문제 삼으려고 한 게 아니고 제가 겁을 먹었어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내 아이가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까 봐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 나도 이해하는 부분이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폭력으로 인해서 힘들어한다면 나는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신체폭력, 언어폭력, 문자폭력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문제를 묵인하고 넘어가지는 안는다. 


크게 보면 폭력은 권력이나 재력을 위한 수단의 하나였던 것 같다. 권력과 재력의 주변에서 우린 너무 무서운 폭력을 책이나 영화 그리고 드라마를 통해서  많이 보아왔다. 가장 무서운 폭력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에서 부터 청소년들에게까지 만연되어있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내 아이에게 어떤 폭력이 가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실제로 폭력이 가해지고 있어도 가해자의 말하면 죽인다고 하는 그 말이 무서워서 피해를 당하는 아이들이나 주변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아이들도 부모나 교사에게 말하지 못하고 계속 맞고 또는 방관하며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다. 


요즘 학교폭력으로 오랜 세월 갈고닦은 유명인사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신체폭력이나 언어폭력 모두 가해자는 재미일 수 있지만 피해자는 상처를 입게 되고 그로 인해 힘든 인생을 살게 된다. 나는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학원폭력, 학교폭력, 길거리 폭력 그리고 언어폭력이나 문자폭력을 해서도 안되고 당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자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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