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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un 29. 2021

분실물

학용품아껴 쓰기

요즘은 연필과 지우개를 아까워하는 아이들이 드물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두고 가는 연필과 지우개가 많이 모인다.


코로나 19로 연필과 지우개를 각자 가지고 다니게 했다.

그런데 몇 명은 매일 연필과 지우개를 가지고 오지 않고 

아이들이 두고 간 연필과 지우개를 사용한다.

어느 날은 분실물 통을 감추고 남아있는 연필과 지우개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어디에서 몽당연필을 하나 주워가지고 와서 자기 것이라고 하며 그것을 쓰겠다고 하는데 그 연필이 너무 작아서 글씨가 잘 써지지가 않았다. 그날 아이의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ㅇㅇ이 가방에 필기도구를 안 넣어가지고 다닌다고 신경 좀 써달라고 했더니 어머니께서 "선생님 어제저녁 아이 아빠가 연필 여섯 자루를 깎아서 필통에 넣어서 학교에 보냈는데 필통을 또 안 가져왔어요?" 하신다. 그러시면서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3개월 동안에 필통을 4개째 잃어버렸다고 한다. 필기도구를 학교에 두고 가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학교에 연필과 지우개가 많은데도 아무도 안 찾아간다고 담임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날 나는 그 아이와 이야기를 했다. 

"네가 연필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지고 간 여섯 자루의 연필과 필통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은 너의 잘못이야." 했더니 아이는 "선생님 그거 챙겨 와야 하는 거예요." 하고 반문을 한다.  만약에 군대에서 총을 가지고 오라고 했는데 네가 총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서 못 가지고 갔다면 벌을 받게 되겠지." 했더니 아이는 "아, 그럼 지금부터 잘 챙기는 연습을 해야 되겠네요."라는 아이의 말을 듣고 문득 부모님께서 물건을 챙기는 것을 알려 주지 않으셨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돌아가고 아이의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아이가 첫째라 어머니께서 물건 챙겨 오는 것을 알려 주셔야 하는데 안 가르쳐 주신 것 같다고 했더니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동생은 안 알려줘도 잘 챙겨 오는데, 알아서 할 줄 알았다고 하신다. 아이들이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도 요즘은 물건이 흔해서인 것 같다. 예전에는 잘 챙기라고 안 가르쳐줘도 연필과 지우개가 귀했기 때문에 자기 물건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학용품을 아껴 썼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학교에서 학용품 아껴 쓰기 운동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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