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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Sep 01. 2021

도봉산 산행

Y계곡의 즐거움

아주 오랜만에 도봉산으로 산행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지난 일요일 가기로 했는데 아침 일찍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쏟아진다. 그때 마침 전화벨이 울렸다. 비가 많이 와서 어떻게 하느냐는 전화였다. 일기예보를 보니까 도봉산은 비가 안 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 강행 하기오 했다.

전철을 타면 1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조금 서두르자며 일행 중 한 명이 승용차를 가지고 집 앞으로 오기로 했다.

여름 지나고 산행이 처음이라 도봉산은 무리인 듯한데 일행 중 도봉산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분이 있어서 믿고 함께 가기로 했다.

우측 길 선택

북한산 국립공원  현판에서 좌측으로 가면 자운봉 신선대까지 가는 것인데 도봉산의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없고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Y계곡을 지날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우측 길을 선택했다.


자운봉으로


이정표를 보면서 일행 중 한 명이 이정표를 보고 우리 오늘 힘들 것 같은데 북한산 둘레길로 가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우리는 아직 산을 오를 수 있는 무릎이 있으니까 높고 험한 산 먼저 다니고 나중에 힘에 벅차다 싶을 때 둘레길을 돌자고 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쇠 난간을 잡고 오르는 길

도봉산은 화강암으로 되어있어서 오르고 내려오는 길이 험하다. 쇠 난간을 잡고 오르는 길에 위는 바위가 있어서 머리도 조심해야 하고 날씨가 너무 습해서 더운데 코로나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걸어서 더욱 올라가는 길이 힘든 것 같다.

구름이 걷히며 보이는 봉우리들


힘든 것도 잠시 저 멀리 구름이 걷히고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서 머리를 내미는 모습이 우리 일행을 반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힘들었던 순간은 싹 잊고 잠시 쉬며 간식 먹는 즐거움에 빠진다.


바위 속 길

쇠 난간을 집고 올라와 흔들 다리를 건너 바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도 묘하게 느껴진다.

뷰가 좋은 곳에 넓은 바위가 있어서 우리 일행은 자리를 잡았다. 각자 간식을 꺼내서 먹기로 했다. 지난해 함께 교육받던 선생님이 핫 앤 쿡을 사 가지고 와서 혼자 먹는 것을 보면서 나도 너무 먹고 싶어서 샀는데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요즘 김밥 먹고 사망사고까지 나면서 등산할 때 김밥을 사 가지고 가는 것이 불안해서 고민하다 핫 앤 쿡이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고 하나를 가지고 갔다. 생각보다 만드는 과정도 간단하고 맛도 괜찮아서 한수저씩 나누어 먹었다.

점심시간

각자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누어먹으며 멀리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기분으로 앉아서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기분을 느꼈다.


험한 길

휴식도 잠깐 다시 나타난 험한 길, 도봉산의 매력은 바로 이것이다. 멀리 아름다운 봉우리를 보여주는가 하면 다시 또 험한 암릉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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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 정상에서 바라본 도봉산

드디어 포대 정상에 올라왔다. 도봉산의 뷰가 산수화처럼 펼쳐져 보인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자운봉(739.5m)이다 우측에 붙어있는 봉우리가 신선대(730m) 그리고 맨 좌측이 만장봉 (718m)다.


자운봉과 신선대의 모습


이정표

자운봉이 0.3Km라고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300m  금방 갈 수 있죠.


탐방지원센터

이곳부터는 얼마나 험한지를  특수구조대를 보면 알겠죠. 앞에 돌길을 걸어가면 바로 Y계곡이 나타납니다. 올라올 때 우측 길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있는 대신에 Y계곡의 힘든 코스를 지나가야 하는 겁니다.


자운봉과 신성봉이 보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쉬운 코스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Y계곡으로 내려갑니다.

우리가 서있는 암봉을 돌아가면 바로  Y계곡이 시작됩니다.

Y 계곡 올라가는 곳
Y 계곡 윗부분


Y계곡 마지막 부분


Y계곡은 너무 깊어서 사진 한 장으로 담을 수가 없습니다. 내려가는 부분도 굉장히 긴데 경사가 일직선도 아니고 안쪽으로 들어가서 카메라에 담기가 힘듭니다. 그런데 뒤에 쫓아오던 외국인 어찌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은지 힘든 계곡 올라가는데 짜증이 좀 났어요.


신선대와 자운봉이 코앞에 닿을 듯


자운봉과 신선대가 코앞에 닿을 듯 하지만 또 암봉을 내려가고 올라가야 도착할 수가 있습니다.



저도 자운봉을 뒤쪽에 두고 영화 포스터 같은 사진 한 장을 찍었습니다.


손에 잡힐듯한 자운봉



자운봉과 신선대 중앙의 계단



이 철난간이 마지막 신선대 올라가는 난간입니다.

오른쪽 난간은 신선대로 올라가는 곳이고 왼쪽 난간은 신선대에서 내려오는 난간입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자운봉

자운봉은 올라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상이 참 재미있게 돌로 쌓여있죠 저 위태로워 보이는 바위들이 굴러 떨어지지 않고 오랜 세월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선대 정상

드디어 신선대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정상이 좁고 사람들이 많아서 인증사진만 찍고 내러 왔습니다.


울타리를 벗어난 젊음

나가지 말라고 줄을 쳐 놓았건만 젊은이들은 위험한 바위 위에 올라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너무 아름다워 보여서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신선대에서 바라본 모습

신선대에서 주변 경관을 바라보고 잠시 머물다 사진 찍고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곳은 아름다운 뷰는 없습니다.  만장봉에서 자일을 매고 암벽 등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려오고 나무 사이로 바위를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거침없는 체력소모를 하고 내려오니까 기분이 상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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