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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결혼시키고 싶은 엄마

우리 동네 세탁소 이야기

by 해윤이

세탁소는 그 마을의 사랑방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주말 대낮에는 마을 아줌마들이 심심하다고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합니다.

세탁소에 온 교복점 아줌마는 세탁물을 맡기고 "우리 큰아들이 장가를 안 가려고 해서 속상해 죽겠어." 합니다. 세탁소 아줌마가 아들이 몇 살인데 그러냐고 물어봅니다. 교복점 아줌마는 35살이라고 하며, 동네 아줌마가 아들이 잘생겼다고 하며 중매를 한다고 했는데 아들이 선보러 나갔다 들어와서, 그 아가씨 마음에 드냐고 물어봤더니 아들이 " 엄마, 엄마 머릿속에서 나를 좀 지워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소개해 준여자와 두 번째 만나고 와서는 " 소개해준 사람한테 예의를 지키느라 두 번째 만나서 그 아가씨한테 결혼하기 싫은데 소개해준 사람한테 예의를 지키느라 나왔다고 이야기했다는 말을 해주며 이제 더 이상은 중매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교복점 아줌마가 더 화가 나는 것은 둘째 아들이 결혼날짜를 잡아서 더 마음이 급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때, 세탁소 뒷집 70대 아주머니께서 "아직도 자식 결혼시키려고 길을 쓰는 엄마가 있네, 엄마는 20세기 사람이고 아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인데, 결혼은 다 큰 아들이 결정을 하는 거지 요즘세상 대를 이을 일이 있나, 제사도 안 지내는데, 장가가기 싫다는 아들을 왜 괴롭힐까?" 하시니가 교복점 아줌마가 " 애들을 출가시켜야 부모 된 노릇을 다한 것 아닐까요?" 하고 대답을 했더니 뒷집아주머니께서 "인생에 가장 큰 위험요소가 무엇인가 하면 첫째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가고, 둘째가 어떤 상대와 결혼하느냐고, 셋째가 어떤 자식을 낳느냐에 있어." 그런데 첫 번째 부모와 세 번째 자식은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천륜이라고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선택이 아닐까? 이선택이 '도' 아니면 '모' 야 그래서 본인이 눈이 멀어 상대가 아니면 못살겠다고 아우성쳐서 결혼해도 요즘은 이혼하는데 무슨 수로 부모가 결혼을 시키겠다고 그러나?" 했더니 교복점아줌마는 "갔다가 실패를 해도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에 뒷집 아주머니께서 "참 결혼을 해본 사람이 어떻게 자식한테 결혼을 하라고 하지, 나는 결혼이 그리 추천할 만한 것이 아니어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지들이 짝 찾아서 다들 갔어, 큰딸은 결혼하기 싫다 해서 함께 살고 있는데, 자기 일 잘하고 재밌게 잘 놀러 다니는 것 보니까 난 그것도 괜찮아 보여."라고 하시니 교복점 아줌마는 "우리 큰아들도 직장 잘 다니고 잘 놀러 다녀요. 그런데 답답해서 그렇죠?" 그렇게 말하니까 뒷집아줌마는 "본인이 안 답답한데 엄마가 왜 속이 타서 그럴까?" 했더니 교복점 아줌마가 " 그래도 저는 아들이 결혼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뒷집아줌마는 "가만 놔둬도 좋은 짝 생기면 하지 말라고 해도 결혼해요. 마음을 느긋이 먹고 기다려, 동생은 장가간다는데 형인 큰아들 마음인들 편하겠어." 하며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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