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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Mar 08. 2023

친구의 선물

정성 들인 음식 선물

지난주에 친구가 집에 왔었다.

친구는 빈손으로 온 것이 미안하다며 고기를 사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말렸다. 친구는 못내 아쉬워하며 집으로 돌아갈 때, 다음에 제주도에 가서 생선을 사서 보내준다고 했다.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친구는 떠났다.

어제저녁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양구에서 음식점 하는 친구에게 내가 전병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 맛있게 만들어서 보내주라고 했다고 한다. 친구의 친구는 날씨가 더워져서 만두가 녹을까 걱정을 하며 택배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친구가 물건을 받으면 바로 전화를 하라고 했다.

일이 끝나고 올사람이 없는데 벨이 울려서 나가 봤더니 택배가 온 것이다.

얼른 들고 들어가서 열어봤다.


메밀전병, 만두, 메밀부침


메밀전병, 만두, 메밀부침 세 가지를 정성껏 만들고 포장해서 보내 주었다.

지난번 친구네 갔을 때 메밀전병 좋아하느냐고 물어봐서 좋아한다고 했더니 친구가 그 말을 기억하고 양구에서 음식점 하는 친구에게 부탁해서 만들어 보내준 것이다.

친구에게 사진 찍어 보내고 맛있게 잘 먹겠다고 하고 프라이팬에 전병과 부침개를 노릇하게 구워서 썰고, 만두도 한솥 쪘다


메밀전병, 메밀 전, 만두


 미식가인 아들이 한입 먹어보더니 "엄마 너무 맛있어요. 어쩜 이렇게 고급스럽게 만드셨데요". 하고 물어본다. "다른 음식점에서 먹을 때는 전병이나 전에서 기름냄새가 나는데 이 전병과 부침개는 기름냄새도 안 나고 맛이 깔끔하고, 간이 적당한 것이 정성 들인 음식이란 걸 한입 먹고 알아봤어요." 한다.

메밀전병은 무채를 넣었는데 국물이 나오지 않고 맛있다. 그리고  메밀 전은 배추짠지와 부추가 들어가 간이 정말 잘 맞고 깔끔하다. 만두는 매꼼한데 맛이 깔끔하고,  반죽의 맛이 쫄깃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정말 맛이 좋다!

아마도 친구의 친구는 음식에 철학이 있는 것 같다. 많이 먹어도 속이 편안하다. 음식에도  품격이 있다. 친구의 요리솜씨는 일품이다.

나는 맛있는 음식은 혼자 먹으면 안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어. 옆에 사는 친구들과 나누고, 내일은 학생들에게도 나눠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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