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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23. 2023

아이폰리퍼받은 날

기기와 헤어짐도 슬픈 일

UBASE에 아이폰을 리퍼받기 위해서 갔다.

애플 고객센터에 전화했을 때 집에서 가까운 매장은 예약이 안된다고 하며 최소한 오후 5시까지는 방문을 해야 한다고 해서 오늘 일을 빨리 끝내고 갔다. 3시 20분에 접수하고 앞에 대기자가 몇 명인가 알아봤더니 20명이라고 한다 한 명당 30분 정도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두 명이 일을 하니까 최소한 5시간 이상 걸릴 것 같았다. 기다리다 생각을 해보니 배가 고팠다. 밖에 나가 점심을 먹고 들어 왔는데 내 앞번호인사람이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순번대기에는 아직 멀었는데 하고 있는데 한 남자분이 잠깐 나갔다 와도 괜찮냐고 물어봤다. 담당직원은 "성명을 불렀을 때 없으면 다음 사람으로 넘어갑니다."라고 해서 혹시 내가 밥을 먹는 시간에 순번이 지나갔나 하는 생각도 하면서 뒤틀리는 몸을 바로 앉았다. 일어서서 매장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한쪽에 tv에서 영화를 하고 있어서 영화도 보다 그것도 재미없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다리며 작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고, 아예 신발을 벗고 비스듬히 누운 사람도 있고, 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책꽂이에 책이 있어 책을 한 권 꺼내 보려는데 기댈 곳 없는 의자에서 졸음이 쏟아져서 벌떡 일어서서 서성이기도 하며 대기시간을 기다렸다. 가장 시간이 안 가는 시간은 내 앞의 사람이 호명되고 내 이름이 남아있는 순간은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마지막으로 휴대폰을 꺼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장을 했는데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


애플케어를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 휴대폰의 문제는 장시간 통화 시 상대방이 안 들린다고 하는 경우, 그리고 아이폰 뒷면이 금이 간 것, 그리고 액정손상등을 8만 원을 내고 리퍼받았다. 백업을 해놓은 상태인데 직원이 휴대폰에 대해서 물어보며 "이제 이폰은 모든 것이 지워 집니다." 하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22개월 동안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전화도 주고받고, 문자와 카톡 그리고 각종SNS를 함께하던 기기인데 오늘 한 순간에 헤어져야 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사용하던 폰은 내가 집에 두고 있는데 이번폰은 리퍼받으며 교환한 것이어서 헤어져야 했던 것이다. 새로운 폰으로 바꾸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문득 요즘 읽고 있는 책 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함께하던 로봇이 수명을 다해서 반납을 하라고 하는데 정이 들어서 고민하는 주인공을 생각하며 사람은 아끼는 사람은 물론이고 동물, 식물, 물건 등 어느 것과의 헤어짐도 마음이 아픈 것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을 느꼈다.


새로운 폰사용하던

 폰을 사진 찍겠다고 했더니 담당직원이 친절하게 도와주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백업한 것을 다시 입력함과 동시에 새 폰으로 찍은 옛날 폰의 사진은 날아가고 없었다. 그러면서 새로 기억이라도 옮겨 놓은 듯 새 폰의 모든 기능들이 백업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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