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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Oct 01. 2023

추석명절 연휴

농경사회에서 올-디지털시대를 거쳐온 명절

추석명절이 되면서 갈 곳은 많지만 올해는 집에서 쉬면서 글로만 써놓은 것들을 모아 브런치북을 만들고 출판프로젝트도 참여해보고 싶어졌다.

우리 집은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한지가 17년이 되었다.

습관이 무섭다고 어린 시절부터 친정에서도 그리고 시집에서도 지내던 제사를 안 지내면서도 제사음식을 5년 정도를 만들었다. 

시어른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니까 인사치레로 오던 손님들은 서서히 끊겨갔다.


5년 정도 가족들이 먹을 요리만 하고 쉬게 되었는데 올해는 연휴가 너무 길어 음식준비를 더 해야 하나를 생각할 때 아들이 

"엄마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냥 쉬세요."

한다. 그래서 명절 전 하루는 배추 2 통과 무 큰 것 1개를 사고 한살림에 가서 송편과 식혜, 그리고 열무가 있어서 열무도 2단 사고 명절에 먹을 음식재료를 사가지고 왔다.

그날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그리고 나박김치를 담아놓고 나니 큰일을 다 한 것 같다. 

제사는 지내지 않아도 가족들이 좋아하는 토란국만 끓이기로 했다. 


아들회사에서 쌀과 고기가 선물택배로 도착했다.

아들이 새롭게 들어간 회사에서 여름내 땀 흘린 대가로 보내주신 것이다. 아들이 커서 제일을 잘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추석명절날 준비한 토란국을 맛있게 끓이고, 그래도 기름냄새가 맡고 싶어서 야채와 버섯을 섞어서 모둠전을 한 접시 만들어 아침을 먹으려고 하는데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아이가 없어서 썰렁함을 느꼈다. 부침개를 만들지 않은 것도 먹고 싶다는 딸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른다. 갈비며, 전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서 추석명절에 먹고 싶을 까봐 여름방학에 왔을 때 송편까지 먹여 보내서 먹는 것은 괜찮은데 옆에 없어서 허전했다. 

아침식사를 하고 각자 자기가 하고 싶었던 밀린 일들을 하기로 했다.


오후 뜨거운 태양볕을 받으며 오랜만에 남편과 팔달산에서 계단 걷기 운동을 하고, 맨발로 걷기도 하고 내려와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명절 휴가는 이렇게 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혼해서 홀며느리로 시댁에 가면 준비해 놓은 재료로 허리 펼 시간 없이 혼자 일하면 다섯 명의 시누의 가족들이 모이면 음식과 설거지에 파묻혀 집에 오면 허리며 어깨가 아프고 스트레스에 목에 두드러기가 나서 해마다 추석이면 힘들었던 생각을 떠올리며 며느리가 들어와도 편하게 쉬는 명절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농경사회에 만들어진 추석을 올-디지털(All-Digital) 시대인 요즘은 재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각 가정의 몫이겠지만 이제는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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