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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13. 2024

광교산 형제봉 1시간 10분 완주

" 요즘 혹시 매일 운동하세요?"

"네, 팔달산에서 매일 운동하죠."

"아, 네 매일 하면 되죠."

나보다는 훨씬 젊은 백두대간팀의 여자대원이 나에게 물어본 말이다.

우리의 규칙은 나이와 직업을 물어보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그래서 그 여자분이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내 나이보다 몇십 년은 젊은것 같다.

" 저는 광교산 형제봉에 매일가요. 직장일 끝나고 해드랜턴 켜고 저녁 7시에 올라가요. 시속 5.1km이고 1시간 10분 완주예요. "

내가 달리기를 천천히 하면 시속 6km 정도 되니까 굉장히 빨리 걷는 것이다. 어쩐지 대간에서도 내 뒤에 오는 것을 봤는데 어느 순간에 앞으로 가서 있곤 했다. 명절연휴 중 하루 나도 몇 분 정도 걸리나 보기 위해 광교산 형제봉으로 향했다.



반딧불이화장실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트랭글을 맞추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새로 산등산화를 신고 걸어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얼마나 빠르게 걸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예전보다는 빨라진 것을 느끼는 것은 내가 걸어가면서 예전에는 천천히 걸었는데 오늘은 많은 사람들을 제쳐놓고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 산 등산화의 끈을 너무 헐렁하게 맨 것 같아서 다시 꼭 매고 걸었다. 그 때 부터가 문제였다. 앞부분부터 꼭 맨 등산화의 오른쪽발이 아프기 시작했다. 조금 풀어줬다. 그래서 괜찮은 것 같았는데 다른 부분이 아프다. 아마 이렇게 10번은 다시 매기를 했던 것 같다. 처음에 맨 약간 헐렁하게 맨 것이 맞는 것 같다.


 형제봉에 가까이 와서 계단이 높다. 계단을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내 옆에 어떤 남자가 주황색 잠바를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나를 추월하고 있었다. 나는 지고 싶지 않아서 빨리 걸었다. 그 사람은 계단을 다 올라가서 숨을 헐떡거리고 서있었다. 나는 쉴 새 없이 형제봉꼭대기에 올라가면서 사진을 찍고 인천 앞바다를 향해 셀카를 찍고 내려오려는데 그 주황색잠바를 입은 남자가 내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참 잘 걸으시네요. 백두대간 하시지 그러세요?"

~~~

"아, 힘들어서 못해요."

하고 그 남자는 웃었다.

우리 산악회 이름을 알려줬더니

"네이버에 들어가면 되나요."

"아뇨, 다음카페로 들어오세요. 그럼 다음에 산에서 만나요."

하고 나는 시간을 재고 있어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은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1시간 10분 컷은 등산화 끝을 고쳐 매는데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노친 것 같다.


운동정보


그래도 오늘은 등산과 달리기 두 가지를 모두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새로 산 등산화가 발에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해서 좋았고,

광교산까지 갈 것이 아니라 매일 7km를 1시간 10분 안에 운동을 맞추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젊음을 따라잡는 일은 너무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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