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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Feb 14. 2024

세뱃돈

세배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오늘은 명절 후 처음으로 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다른 날보다 아이들이 일찍 왔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자랑하고 싶은 세뱃돈, 얼마 받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35만 원이요."

"저는 17만 원이요. 할아버지댁에 안 가서 적게 받았어요."

" 저는 15만 원이요. 그 아저씨가 술에 취해서 저한테 세뱃돈 안 준 것 까먹고 가셨어요."

" 저는 30만 원이요."

"저는 30만 원쯤이요. 제가 학교 들어가던 해에는 50먄 원 도 더 받았는데."

아이들이 저마다 받은 세뱃돈을 자랑합니다.

큰아이들에게는 물어볼 필요가 없지만 초등저학년 아이들은 자랑학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은 세뱃돈을 엄마한테 뺏긴 아이도 있고, 맡긴 아이도 있고, 옷을 산 아이도 있고, 장난감을 산 아이도 있고, 간식을 사 먹은 아이도 있고 세뱃돈의 쓰임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한테 맡기거나 빼앗기는 경우가 많네요.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어디에 사용하는 게 가장 좋겠냐고 물어봤더니

저축을 하고 싶다는 아이도 있고, 게임에 사용하고 싶은 아이도 있고,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싶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 필요할 때 사용하고 싶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세배를 하면 5만 원을 주거나 10만 원을 준다고 합니다.

5만 원권이 생기고 갈등할 필요 없이 5만 원권 이상의 금액을 세뱃돈으로 줘야 하는 문화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금부족하거나  준비 안 했을 때는 그 자리에서 통장으로 이체해 주기도 합니다. 


제가 자란 지역은 시골이었고, 같은 성씨가 많이 살아서 항열이 높은 어른께는 세배를 하러 다녔습니다. 그때는 세배를 하고 나면 맛있는 음식(다식, 약과 등)을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도시에서 오신 분들이 세뱃돈을 줬던 기억이 나는데 돈보다는 먹는 것을 더 좋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배 문화도 시대가 변하면서 변질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배는 '새해 어른들께 인사드리는 절'인데 아이들은 세배를 하면 돈을 받는 것이란 생각을 하고, 세뱃돈을 적게 주는 사람에게는 세배를 하기 싫다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세뱃돈 이야기를 하고 들으며 우리의 세배문화 이대로 괜찮은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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