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가는 시간이 조금 빨라서 집 앞 감나무 밑에서 텃밭을 일구시는 할머니한테 인사를 하고 천천히 걸어가는데 한참을 걷다 보니 뭔가 허전했다. 오늘 교환하기로 한 물건을 두고 나갔다.
'그럴 수 있어.'
라고 생각하고 신호등 앞에서 시계를 보았는데 다른 날 집에서 나가는 시간보다도 빨랐다.
신호등이 없는 길을 찾아 걸어갔다.
헬스장에 갔는데 남편이 등이 굽었다며 등운동을 하고 있었다.
관장님이 나더러 해보라고 해서 했더니 내 몸이 체조선수 같다고 했다.
오늘은 상체운동을 하는 날인데 갑자기 하체운동을 하라고 했다.
남편이 피티를 받으며 잘 때 내가 쥐가 많이 난다고 했다고 한다.
종아리가 터질 듯했다.
이번에는 내전근 운동을 하라고 했는데 오른쪽 내전근이 아파왔다.
관장님왈 " 부상인 것 같습니다."
옥스팜 100km 걷고 무릎 안쪽이 약간 이상했는데 오른쪽 내전근에 통증이 생긴 것이다.
이번주 산행을 할 것을 대비해서 다리근육 강화를 해줬는데 뭔가 이상하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후유증일까 오늘은 집중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헬스를 하면서 오고 가는 길은 남편과 각자 행동하기로 했는데 오늘은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탈의실에 들어가서 파우더를 마실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가져온 것이니까 마시기로 했다.
파우더는 한살림 미숫가루 1스푼, 볶은 콩가루 3스푼, 들깻가루 1스푼을 물 400ml에 타서 마시는 거다.
파우더를 타서 마시고 밖으로 나갔다.
남편과 헬스 끝나고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남편한테 배고 고프냐고 물어봤더니 약간 고프 가고 했다. 그래서 빵집에 들어갔다. 빵집에는 식빵류밖에 없어서 그냥 가기로 하고 전철을 타러 가다 길건너편을 봤는데 KFC가 보였다. 우리는 엑스카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맞은편으로 갔다. KFC에서 징거버거를 먹고 즐겁게 집에 돌아왔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현관문에 우편물 도착안내서가 붙어있었다.
남편이 떼어서 들어오며 내 이름으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등기우편,
나는 운전도 안 하고, 무단행단도 안 했고, 누구와 시비도 없었는데 뭐지. 아동학대는 경찰이 전화를 하는데.... 여기까지 생각하니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후배는 걱정하지 말고 우체국 가서 찾아오라고 했다.
"아냐, 이미 벌어진 일인데."
하면서 괜찮은척하려고 했지만 마음이 뒤죽박죽이 되어있었다.
우체부한테 전화를 하고 우제국으로 갔다.
등기를 받고 기분이 더 나빠졌다.
경찰서주소밑에 (문의 수사 8팀)
짜증이 났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경찰서 소리만 들어도 머리가 위로 섰다.
우체국에서 경찰서는 집으로 오는 길에 있어서 경찰서에 갔다.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고는 견딜 수없을 것 같았다.
경찰서 입구민원실에서 전화를 해줬다.
주변에 사람들이 떠들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
경찰의 목소리에 IP주소에 내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수사가 종결된 것이어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한다.
나는 어떤 일이 내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종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종결이 안되었다고 해도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 까지 올 때는 이미 일이 벌어진 후에 오기 때문에 나는 방어를 할 수없다는 것을 일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내 가슴 안에서 방망이질을 하니 나는 안 그러려고 해도 온신경이 나를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