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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Jun 07. 2024

인연

아침에 베란다 커튼을 걷었다.

정원에 꽃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큰 금게국이 노란 얼굴을 흔들며 반기고 있다.

오늘은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뛰고 싶어 졌다.

쓰고 있던 블로그를 빨리 쓰고 싶은데 허리가

아파왔다.

임시저장을 클릭하고 컴퓨터를 껐다.

시계의 타이머를 1시간으로 맞추고 밖으로 나갔다.

반바지, 반팔티, 그리고 허리에는 핸드폰과 장갑을

넣은 띠를 차고 머리에는 챙모자를 썼다.

팔달산 한 바꾸기를 뛰고 이번에는 산으로 올라갔다.

오르막길에서 앞금치로만 포장된 산길을 뛰어

올라갔다.

그리고 도청 쪽 비탈길을 내려가서 우측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모자를 벗고 팔달산 둘레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 앞에 아는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에 뛰던 발을 멈추고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었으면 기분 나쁠 정도로 가까이 갔다.

내가 은행원시절 함께 근무를 하지는 않았지만 함께 이야기를 많이 하던 언니였다.

결혼하고 서로 바쁘고 통신도 바뀌면서 연락이 끊어졌었는데  30년 만에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나는 언니를 꼭 안아줬다.

세월이 많이 변했는데 언니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우린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것을 보면 좋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동의를 했다.

언니와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져 오면서

매일 코스대로 달리지 않고 코스를 바꿔서 달리게 된 것이 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스님의 강연에서 한 번만 난 사람은 반듯이 또 만나게 된다는 말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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