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나라 개천절인 동시에 국민일보에서 주체하는 국제국민마라톤대회가 있는 날이다.
우리 마라톤 클럽에서도 새벽부터 버스를 타고 가야 해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대절한 버스를 타고 여의도로 향했다.
6시 16분에 여의도에 도착했다.
부스를 찾아 옷을 갈아입고 물품보관소에 물품을 맡기고 준비운동을 하고, 달리기 연습을 했다.
미리 알아야 할 것은 하프가 8,000명이고 10km가 10,000명, 3.6km 2,000명
참가비는 하프 7만 원, 10km 6만 원, 3.6km는 5만 원이다.
인원과 금액을 기록한 것은 10억이 넘는 수익금으로 행사가 너무 부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참가인원수에 비해 행사요원 수가 너무 적은 것 같았다.
달리는 인원이 너무 많아 사고가 한번 발생하면 크게 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마라톤선수들은 앞뒤로 양보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뛰다 보면 달리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로질러가는 사람도 있고, 걷는 행인들도 있어서 사고의 위험성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인원이 많아서 앞지르기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급수대는 한 곳에 길게 설치해서 달리는 길도 좁은 데 물을 먹는 사람과 뛰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서강대교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하프선수들과 10km 선수가 뒤엉키기 시작하면서 마라톤대회는 마음 놓고 뛸 수가 없었다.
20,000명이 좁은 여의도에서 함께 뛰는 것보다 하프선수와 10km 선수의 노선을 달리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하프코스와 10km 코스가 같아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곳이 많았고 길 안내 표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행사요원들은
"하프직진"
"10km 턴"
하면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치다가 하프선수들이 턴을 하면 뛰어가서 직진하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턴을 해서 멀리 뛰어가는 사람도 있고 알바를 하는 사람도 있고 엉망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골인지점에서는 10km 선수와 3.6km 선수는 끝이고 ' 하프는 한 바퀴 더'라는 문구가 있었고 하프 뛰는 사람과 10km와 3.6km를 완주한 사람들로 뒤엉켜 인산인해가 된 골인지점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메달에 이니셜을 새겨준다고 줄을 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달리기를 하고 메달을 받으려는 줄이 얼마나 긴지 메달을 받지 않고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마라톤이 끝나고 받은 메달은 Half가 HAFE라는 오타로 엉망 그 자체의 마라톤대회였습니다.
마라톤을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은 밤잠을 설칠 정도로 설레고 즐거운 행사다. 오늘은 특히 하늘도 맑고, 아름다운 구름이 두둥실 떠있고, 아름다운 한강을 바라보며 서강대교를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서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는데 대회진행이 처음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마라토너들이 발길을 돌리기에 충분한 대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