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세탁소애서 오래전에 가르치던 학생의 엄마를 만났다.
“ 안녕하세요?
공부방 선생님 아니세요? “
그 엄마의 안경이 빛에 따라 색이 변하는 것이어서 금방 알아보기 힘들었다.
“ 선생님이 지금 이 시간에 왜 여기계세요?”
하도 물어서 그간의 이야기를 했다.
그 엄마는 “어떻게 선생님을 신고해요..”를 이어서 말을 했다.
“ 제 일은 그렇게 되어서 쉬고 있는데, 어머니는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했더니 요즘 시아버지께서 요양병원에 계셔서 많이 힘들다고 했다.
나는 그 엄마가 아이들을 공부방에 보낸 지 얼마 안 되어서 식물인간이 되어 삼성병원 무균실에 있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남편도, 시누도 공부방에 전화를 해서 아이엄마가 어떤 상태인지 자주 전화를 하며 아이들을 부탁했었다.
그때 가족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몇 개월을 죽은 사람처럼 누워있다 아이엄마는 깨어났고 병원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볕이 따뜻한 어느 날 퇴원을 했다. 그러고 공부방에 찾아왔을 때는 몸이 부어있었고 머리도 부스스했으며 나를 잘 알아보지 못했었다.
엄마가 병원에 있을 때 무균실에 누워있는 엄마를 먼발치에서 바라본 아이는 무섭다고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엄마가 퇴원하고 긴장이 풀린 듯 아이들도 아파했고 쉬고 싶다고 했다.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아이들도 잘 성장했다. 그러고 10년도 지나서 오늘 만났는데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아이엄마는 10년 전 병원에 입원하기 전보다 더 젊어 보였다.
옆에 있는 세탁소 주인이 그때 왜 그렇게 아팠냐고 물어봤다.
“ 저는 애들 아빠 없었으면 죽었을 거예요. 목욕탕에 갔다 와서 넋 나간 사람처럼 보이더래요. 그래서 119 불러서 빈센트병원 갔는데 3일 동안 아무 차도가 없어서 삼성병원에 시누가 아는 의사가 있어서 급하게 입원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저도 왜 그런지는 지금도 몰라요.” 라고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때는 두 아이도 무서워서 엄마를 보러 병원에 가기 싫어했고. 아빠가 가끔 아이들 잘 다니는지 알아보러 왔을 때 아내 이야기를 하며 눈물짓는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아이엄마가 퇴원하고 아빠가 엄마를 데리고 왔을 때 아빠의 행복한 미소는 지금도 생각이 날 정도로 행복해 보였다.
난 “ㅇㅇ이네 집처럼 가족간에 사랑이 넘치는 집은 그때 처음 봤어요. ㅇㅇ 엄마가 깨어난 것도 가족들의 사랑덕분일꺼예요.시부모님, 시누, 시동생 그리고 남편이 엄마를 걱정하며 아이들을 모두가 신경쓰는 것을 보며 다함께 살아서 힘든면도 있었을텐데 어쩜 모두 한마음으로 ㅇㅇ이 엄마를 걱정하며 우리 조카들 아주 귀한 아이들이라고 전화하는 시누이를 보면서 ㅇㅇ이 엄마는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그래서 저도 빨리 깨어나시길 기도 많이 헸죠.
이렇게 그때 하지못했던 이야기를 하며 세탁소를 나와 아이엄마의 손을 꼭 잡아주며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요.”
하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