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언니 이야기
언니한테 전화가 왔다.
언니는 꿈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어제 꿈을 꿨는데."
하면 나는 '또 개꿈을 꾸셨네.'를 속으로 준비한다.
"어젯밤꿈에 며느리가 반찬이 다 떨어졌다고 울더라."
"언니, 맛있는 반찬 좀 해주지."
"그런데, 내가 아파서 못해줬지.
한다.
언니의 며느리는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참을성이 많은 정말 착하고 고운 여성이다.
하는 일도 많아 바쁜데 시집일도 정말 정성껏 잘 챙기는 며느리다.
언니는 며느리한테 전화해서 너네 반찬은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며느리가 "어머니 반찬 떨어진 것 어떻게 아셨어요."
라고 해서 꿈이야기를 했더니 며느리가 웃으며 저 안 울어요. 했다고 한다.
그래서 언니가 며느리한테 "반찬 만들어 놓을 테니 네 남편한테 가져가라고 해라." 했더니 며느리가
"어머니, 앞으로 제가 더 잘할게요."
라고 했다고 하며 "우리 며느리 같은 며느리 없지." 한다.
"며느리가 밤늦게까지 일학고 일요일에는 교회 가고 반찬 만들 시간이 어디 있어."
하면서도 며느리 늦게 까지 일해서 불쌍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아들보다 며느리 편이다.
형부도 병원에 가실 때는 아들, 딸한테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한테 한다고 한다.
언제나 바쁜 일이 있어도 짜증 한번 안 내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같은 집에 10년 넘게 같이 살다 아이들이 커서 분가했고 아이들이 대학을 다니는 나이가 되었다.
요즘 며느리가 더 바쁜 것 같아 안쓰럽다고 한다.
언니의 며느리 사랑하는 마음과 며느리의 시어머니 사랑하는 마음을 전해 들으며 언니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노후에 자식걱정 없이 행복해 보이는 언니가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