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 며느리 눈에 보인 설거지

by 해윤이

얼마 전에 딸을 시집보낸 후배와 통화를 했다.

시집간 딸이 아들 둘에 둘째 며느리다.

그런데 후배의 딸은 한 살 덜 먹은 형님이 시어머니가 식 후 설거지는 식기세척기가 할 거니까 가져갈 음식 챙기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둘째 며느리인 후배의 딸이 형님이 설거지를 안 하고 먹은 접시를 식탁에 모아놓고 음식만 챙겨가는 것이 못마땅해서 설거지를 해주고 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기서 남편이 엄마가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왜 하고 가야 한다고 했냐고 해서 첫 번째 부부싸움을 했다고 한다. 후배의 딸은 어머니가 힘들게 요리까지 했는데 먹고 그냥 가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서며 서로 언쟁을 했다고 한다.

"언니, 근데 그게 부부싸움 할 일이야, 우리 딸 잘 자랐지?"

하면서 딸아이가 잘했다며 앞으로도 시댁에 가면 음식도 같이하고 설거지도 해 드리라고 했다고 하며 그게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런데 요즘 주변에 아들을 결혼시킨 엄마들 중에 며느리가 버릇이 없다느니 마음에 안 드느니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래서 후배에게 너네 딸이 아직 한국의 여성들의 움직임을 모르는 것 같다. 왜냐하면 여성들은 과거의 엄마들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제도를 바꾸려는 거지 경우가 없거나 예의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더니, 후배는 '난 그런 것 몰라, 그리고 그런 운동하는 애들도 싫어."라고 한다.

본인의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도 아니면서 제사를 지내는 것도 불편해하는 후배가 딸이 직장에 다니면서 시댁에 가서 일을 는 것을 잘한 것이라고 하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얼마 전 아들이 출생률이 낮은 대책에 대한 토론에 갔던 적이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출생률이 낮은 것이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고, 직업이 있어서 그렇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우리의 어머니들이 어떻게 살고 계신지 생각해 보시면 왜 여성들이 결혼을 안 하려고 하고 출산율이 낮은지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으며 우리의 어머니들의 삶이 옳다고 생각하시는 분 있냐고 물어봤더니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남성들도 우리의 어머니들의 삶은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의 변화가 옳고 그름이 아니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여성들에게 좋은 쪽으로 변한다는 것은 남성에게도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남자가 부엌에 들어오면 고추 떨어진다고 들어오지도 못하게 했다.

그 결과 남자들은 부엌일에는 문외한이다.

아들이 밥을 하고 요리를 하게 된다는 것이 나는 좋다.

왜냐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본인이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

내가 존경을 받고 싶으면 며느리먼저 존중해 주자.

낯선 환경에 적응도 하기 전에 설거지시키지 말고

며느리도 딸처럼 명절날 시댁에 오면 리모컨 들고 TV를 봐도 눈치 주지 말고,

피곤하면 딸처럼 마음껏 누워서 잠도 자는 편안한 시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이들 교육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