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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선물

아들의 결혼식 7

by 해윤이

아들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다는 메시지를 받으며, 아들이 결혼했다는 실감이 났다.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함께 살진 안아도 신혼여행 후 첫날 평상시와 다른 식사를 준비하고 싶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어떤 음식을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종아리 근육파열 후 몸이 평상시와 다르다. 몸이 건강할 때는 음식도 맛있게 하지만 몸이 아플 때는 음식도 맛이 덜한 법이다.

문득 친정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연세 90 가까웠을 때 어머니께 밖에 나갔다 다리가 아프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을 때 어머니는 생각지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네 오빠가 저만치 앞에 오면 주변에 앉을 만한 것을 찾아 앉아있다가 가지. “

라고 하신다 그래서 왜 그러심냐고 물어봤다.

“자식이 부모가 다리 아프다고 다리를 절며 걸으면 자식마음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렇지.”

하셨던 어머니 말씀이 생각났다. 그 후로 나는 자녀들 앞에서 아픈 티를 내지 않는 것이 자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친정어머니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들과 며느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떠올려보았다. 며느리는 고등어요리를 좋아한다. 그런데 여름에 민어를 쪄줬더니 고등어보다 민어가 더 멋있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은 민어철이 아니다. 그리고 아들은 육식을 좋아했다. 지난번 추석에 갈비찜을 했는데 아들, 며느리 모두 잘 먹은 생각이 났다.

나는 얼른 정육점으로 갔다. 찜용 한우갈비와 사태를 사 왔다. 친구의 공주 밤농장에서 주어온 커다란 밤을 골라서 깠다. 당근, 무, 대파, 마늘, 양파, 대추 모든 재료가 집에 있어서 준비물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좋았다. 갈비찜을 만들고 마음이 매우 분주했다. 공항에 도착한 아들은 처가애서 공항으로 차를 가지고 와서 다녀온다고 했다. 내일 출근이라 오늘은 잡에 올 거라고, 늦은 시간 아들은 너무 피곤해서 내일 퇴근하고 온다고 했다.

다음날이 되어 갈비를 먹어보니 고기가 더 부드럽고 간이 잘 배서 더 맛있었다. 저녁 늦게 아들, 며느리가 왔다. 며느리는 가방에서 내가 좋아하는 감을 꺼냈다. 친정어머니가 며느리 먹으라고 한 박스 사줬는데 내가 좋아해서 나눠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나도 며느리가 좋아해서 대봉감 2박스와 꿀고구마 40kg을 사놓았다고 하니 며느리도 좋아했다.

나는 아이들이 해외여행을 가면 선물을 사 오지 말라고 한다. 꼭 필요한 것 아니면 웬만한 것은 백화점에 다 있다. 그곳에서는 예뻐 보이고 필요할 것 같지만 집에 가져오면 전혀 필요 없을 수도 있고, 짐도 무거워서 불편해서 선물 사가지고 다니는 것을 반대한다. 내가 영국에 가서 공부방학생들 주려고 선물을 준비했는데 가지고 다니기도 불편했고, 선물을 받고 귀하게 여기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별스럽지 않게 여기는 것을 보면서 선물은 간단한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아들애게 그렇게 가르쳐 버릇해서 인지 며느리는 맛있는 다과종류를 준비해 왔다. 식사 후 며느리가 준비한 다과를 차려놓고 차와 함께 먹으니 즐겁고 흐뭇했다.

아들이 “선물은 어머니가 늘 사 오지 말라고 해서 안 사 왔어요. “라고 해서 나는 너희들이 무사히 잘 돌아온 것이 가장 큰 선물이야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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