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찾는 첫걸음
군대에서 읽었던 책이 떠오른다.
정확한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같은 내용을 담은 책이었다. 그 책의 요지는 여행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다지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이란 사치처럼 느껴졌고, “나는 시간이 없어.”라는 핑계로 쉽게 미뤄졌다. 어쩌면 오랜 유학 생활 덕에 외국에 대한 로망이 희미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여행을 남의 이야기처럼 여겼다. 언젠가는 가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돌이켜보면 기회는 분명 있었다. 다만, 용기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일에 파묻혀 지내던 내게 번아웃이 찾아왔다. 나는 버틸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단단하지 않은 마음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흔들렸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고,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더 미루지 말자.
이탈리아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그리고 로마에 도착한 순간, 깨달았다. 새로운 곳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 안에서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는 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내게 부족했던 건 시간도, 여유도 아니었다. 단지 한 걸음을 내딛을 용기였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때로는 반복되는 삶에서 벗어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익숙한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가면,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여행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내 안에 숨겨진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글이 단순히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에 갇혀 있다면, 먼 곳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내면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순간이야말로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두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한 발자국 내디딘 용기는 반드시 값진 변화를 가져다준다. 그 용기가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