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쓰고 보자 라는 알량한 마음가짐으로 대해선 안돼.
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덤벼들 때는 손이 가는 대로 눈이 따라간다.
한 줄 한 줄 늘어가는 걸 보고 있자면 엄마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곡식창고에 쌀가마니 차는 게 세상에서 가장 뿌듯하고 배부르다고.
그런 엄마도 영양크림이 줄어들 때면 쌀 줄어드는 것보다 더 아깝다고 하셨다.
엄마의 비유는 따라갈 자가 없다.
엄마는 비유를 잘하셨고, 나는 비꼬기를 잘했다.
엄마 아빠가 말다툼을 하면 나는 비꼬기를 꾹 참고 아빠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아빠는 그랬다.
나는 네가 그렇게 보는 게 싫다고.
그럼 잘하든가...
그럼에도 그리운 사람인 건 핏줄이라서인지, 내가 못해서인지, 아빠가 날 골리려는 건지 모르겠다.
글에는 맹점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없는 것 같다.
자기 객관화는 되어있나 보다.
생각나는 대로 막 두드리다 보면 내가 뭘 말하려고 했더라?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구나.
그리고 고치지 않는 고질적인 병이 있다.
그게 꼭 나쁘다고는 생각 안 해.
나 같은 진짜 글쟁이가 아닌 사람도 이만큼 축적된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자라나는 진짜 글쟁이들에게 희망이 되지 않을까?
와, 이런 인간도 글을 쓰는데 내가 못할 리가?!
누군가의 희망이 될만한 군상은 아니지만 예시가 된다면 그 또한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해.
자기 합리화가 가끔은 자존감을 지켜주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라도 지켜보지 뭐.
다행인 건, 자존감이 낮지는 않아서?
진짜는 자신감인데,
이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변덕이 심한 애라서
아직까지의 데이터로는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날의 외출, 나의 의복이 맘에 들었을 때 자신감 상승 기여도는 확실하다!
에 8년 된 내 크롬하츠 반지를 건다.
마음에 드는 걸 자꾸 모으는 데에는 다 내 기분 좋아지라고 하는 거지 뭐.
서울사투리를 쓰던 어느 처자가 말했던 "기분이가 조크등요"
기분이 좋을 때가 좋다. 뭔 당연한 소리를 당연하게 하냐고? 기분이 나쁠 때 거울을 본 적이 있는가?
정 말 못 생 겼 다.
그래서 나는 내게 당부했다.
기분 잡치지 말고 웃으라고.
웃는 자가 일류라고?
난 잘생긴 게 최고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