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식을 잃으면 가슴에 묻는다-라는 말을 너무 일찍 접했다.
어릴 적, 비디오테이프로 재생되는 뜻 모를 화면에서 그저 울고 있는 아이인지 엄마인지의 연기에 엄마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어린 맘에 엄마가 우는 게 슬프고 이상했다.
엄격하게 가정교육을 훈육하던 부모님의 모습에서 내 사춘기는 입을 다물었다.
자해를 하고도 나중에 들통나면 뭐라고 설명할지에 대한 대답도 미리 궁리를 했다.
아마..'내가 없다면'이라는 가정이 나를 지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슬퍼할 가족들이 있다는 것이 묘한 충동을 막았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이 가장 크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엄마에게 닥쳤을지도 모를 우울감이 내 우울보다 클 것이라는 것을 감히 짐작도 하기 싫을 만큼 슬퍼서 어쩌면 정신이 나가떨어질 것 같아 회피했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지나쳐 본 사람들이 남기고 간 말들이 내게는 빠르게도 혹은 느리게 다가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 란다.
사는 게 힘드니?
네. 그래도 전 엄마만 있으면 살아요.
불효는 싫다. 나의 고통을 끝내고자 엄마의 통곡을 나 없는 곳에서 또다시 하게 하는 건 못할 짓이다.
엄마딸은 강인한건지 나약한 건지 외나무다리에서 비틀댄다.
엄마는 딸에게 잊을만하면 손을 건넨다.
어찌 알고.
손이 왜 이리 차냐고 물으신다.
보기와는 다르게 마음이 따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