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인간은 늘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나도 인간이기에 다른 수는 없었다.
받아들이고 걷어차이고 들러붙는 고민들이 수두룩하다.
무엇을 덜어내려 했는지, 어떤 것을 말하려 했는지...
목적지가 있어 시작한 건 아닌데
어느새 돌아보니 발자취가 꽤나 길다.
한 걸음씩 내딛어도 시작이 보이지 않을 만큼을 와버렸다.
나는 <끈기>라고는 없다.
그놈의 끈기가 없어 회사도 때려치웠고
빛나는 연봉도 사라졌으며 그나마의 돈 쓸 시간도 없을 때 저금이라는 걸 했다.
경제적인 힘을 가진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미운 정 아빠의 옷가지들을 사주고 비쌌던 그 패딩을 아끼고 아껴입었다는 지나간 이야기를 전해 듣는 과거형의 이야기들.
사실은 엄마만 좋은 선물 해주기가 미안해서 동등하게 해 주는 거라고, 그렇지만 어쩐지 하나도 아깝지는 않더라는 그때의 나.
그렇게 걷어차이는 것들이 하나씩 비집고 나왔다.
얼마나 많이 끌어안고 살았는지 정곡을 밟으며 왔다.
일어나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순간,
인간은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곳에만 매달릴 때, 집착이 생겨버린다.
제발이라고 빌면, 그 일이 정말 일어날까?
기적 같은 거.
보여주고 싶다.
당신의 딸이 그리움에 눈이 멀어 살아있었던 기적에 대해 얼마나 많은 한을 풀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