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개월이지?
집안일에 매진하고,
간간히 일을 하고,
소소한 것에 열을 내고,
주말만 손꼽아 기다리는 게
내 평일은 사사롭고, 깨알 같은 갖은 청소와 잠깐의 고된 노동력이 전부인데
그네들은 사회생활에 전념하며 내 평일보다 바쁘게 움직인 지가.
이대로 살아가져도 괜찮은지 불안한 의구심이 솟구치지만
아무것도 뭔가 제대로 시작하려 하지 않고 안주해 버린 게.
이대로 내가 가진 사람들만 안고서 평생을 가더라도 괜찮겠다 싶지만,
그네들은 그러한지.
그러합니까?
언젠가 말한 내 애정결핍은 곁에 누군가 있음으로 인해 생성되는 약점 같은 거.
없는 애정결핍도 생겨버리는 게 부재를 막아준 아주 고약한 성질 같은 거.
꼭 있어야 될 것 같으니까 남들은 모르는 투정 같은 건 너그러이 받아줬으면 하는 미운 몇 살 고집 같은 거.
줄기차게 연속되는 고집과 못된 성격이 그네들은 힘에 부칠지 몰라도 나는 계속할 거다.
그래도 좋아할 텐가?
너희들이 나와 일궈온 시간들이 굉장하다고 생각해.
어마어마하잖아.
여태 이어져온다는 게.
아무도 그러지 못하잖아 잘
내가 가꾸어 온 것들이 너희들의 입맛에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불평 않고 유지해 준거 고맙게 생각해.
진심으로다가.
오후는 나른해서 별로일 때가 가끔 있어.
생각도 괜히 심드렁해지는 게 생각만 하고 지나친다면 너희들은 모를 얘기가 산더미 같아.
그냥 이대로 내가 어떻게 돼 버린다면 너희는 모를 게 아닌가.
거창하게 고백 안 해도 알 것들이라 손 부끄럽게 하고 싶진 않지만 오후 탓을 해 버리자.
읽는 너네들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러하였다고 핑계.
함께 공유한 것들이 대단하고 끈질겨서 이대로만 유지된다면 난 참 좋겠다고 생각해.
뭐가 그리 대단했냐고 남들이 씨부린다면
난 대답해주지 않을 작정.
공유하거나 이해시키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어.
사람들은 이상하게 자기랑 다르면 까내리기 바쁘니까.
너희들은 알고 있어야 한다.
지구의 소중함을..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 안 웃겨 알아.
너희들이 날 생각하며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하는 게 참 좋다.
열심히 하고 있어 나도.
내가 그렇게 인정 많은 성격은 아니니까 충분히 감안하면서 느껴주는 게 좋아.
보고 싶고 그리워해도 손해 안 보니까 멈추지 말고 끝까지 해 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
새로운 사람들 만들고 겪으면서 양으로 승부할 맘 따윈 어릴 때도 없었어.
내가 좋아서 지목한 사람들만 있으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말 좀 잘 듣고, 행패 부리지 말고, 나보다 더 나은 특별한 사람 같은 건 안 만들었으면 하는 것도 솔직한 이기라면 이기.
그렇대도 할 수 없다.
정말 솔직한 심정인데 뭐.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지 복 받지.
내가 좀 더 잘 굴어줄 테니, 우리 후회할 짓 하지 말고 서로 잘하자.
지구는 둥그니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없으니 있는 것들에게 더 치중하여 집중하고 또 몰입하게 된다.
생각보다 훨씬 많이 생각하고, 이것저것 접목시키며 어떻게 하면 놓지 않나-
복도 많은 것들아.
좀 더 솔직한 얘길 하나 더 하자면..
나만이 친하다고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반응이 우려되어 함부로 뭐라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 게 있는데
지금 조심스러운 기운 맛본 사람?
그래요. 너예요.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때로는 궁금하다.
이미지로 호작질 해 월급 받고 살아 더한가?
참 좋은 이미지들이 내겐 남아있는데 그러지 않을 때도 있어.
상대방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땐 저지르고 돌아서서 후회하지만 그 순간 때 묻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결코 그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더러우리만치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나이가 들면서 자제력을 먼저 키우고 되도록이면 모든 것에 유치함을 실지 않도록 치중하지만 어른이 될 줄 몰랐던 나는 아직 간사할 때도 영악할 때도 모질 때도?
여태 참아온 거 봐. 늬들은 신기해.
그럼에도 불구,
앞서 말한 가끔 사소한 거에 굉장히 죽고 싶은 동기를 느끼는 데 이렇게 심각한 너희에겐 내가 좀 살아갈 만한 근거가 되니 이 얼마나 다행.
모든 것들이 유쾌해질 순 없더라도 늬들 삶과 내 삶이 엮일 땐 좀 그러했으면 하고.
내 언저리에 너희들만은 좀 옆에서 알짱알짱거리면서 나도 좀 일랑일랑 거려보는 게 뜻밖이라기보다 원래 그러해왔어라는 게 궁극적인 목표.
어느 날엔가 나눈 얘기 중에 이 나이에도 츄파츕스를 입에 물고 바닥에 널브러져
"이러고 있다"
라고 내뱉고 나니, 차마 저 너머의 나이까지 산다면 이런 말은 진작에 일찍 해 두는 편이 서로에게 누가 되는 부끄러움은 건질 터.
어떻게 끝내더라도 오글거림을 피하고자 했지만 말만 길어진 꼴..
난 좀 감상적이었어 오늘.
읽는 너희들은 되새김질 같은 거 하지 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