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서 둘, 가족이 생겼다
2015년 11월, 춥지도 덥지도 않은 초겨울, 나는 동거를 시작했다. 벌써 동거 5년 차. 이제 5살이 된 이 아이와 여전히 티격태격하며 잘 살아가고 있다.
아이와의 만남은 5년 전, 경기도 부천의 한 집이었다. 아빠는 슈나우저, 엄마는 말티즈. 어느 날 학교 선배가 그 집에 강아지를 분양받으러 간다고 했고, 나에게 두 개의 사진을 보여줬다. 한 아이는 검은색, 다른 한 아이는 갈색.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고, 나도 문득 한 마리 데려오고 싶어 졌다. 그래서 따라가기로 결심. 하필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는 상태였으나, 나는 선배와 부천까지 버스를 타고 열심히 달려갔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그곳에서 이 아이를 만났다. 선배가 갈색 강아지를 선택했고, 나는 검정 강아지를 품에 안았다. 사실 처음 집에 들어갔는데 그 검정 강아지가 나한테 안 오고 선배한테만 가서 섭섭했다. 내가 네 주인이야, 인마.
그렇게 한 손엔 아주 작은 강아지를, 다른 한 손엔 배변패드와 사료, 그리고 한 발엔 깁스를. 힘들게, 정말 힘들게 그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솜뭉치마냥 콩알만 한 아이를 보면서 순간 '헉'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무슨 일을 벌인 거지. 이제 이 아이와 함께 살아야 하는 건데, 내가 과연 그럴 능력이 될까. 내가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 아프면 어쩌지. 애가 외로워하면 어쩌지. 나는 혼자 사는데, 괜찮을까? 아니. 안 괜찮다.
오만가지 생각에 갇혔고, 휴대폰을 켜 네이버에 '강아지 처음 데려왔을 때' '강아지 키우는 법' '강아지 예방접종' '강아지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 등 검색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주의할 점이 많았고, 이 아이에게 미안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 아이를 안고 그 집을 나온 순간, 난 보호자가 돼버린 것을. 그렇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 작은 아이와 동거가 시작됐다.
그렇게 5년. 출근하는 나를 배웅해주는 너, 퇴근하고 돌아오면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는 너, 맛있는 걸 먹고 있으면 '한입만'이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며 웃음 짓게 만드는 너.
나는 오늘도 너를 보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