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3권 5장-1)

대국민 설명회(1)

by 또 래 호태

방송사 스튜디오


〈대국민 설명회 생중계〉


“잠시 후 정부는 G.E.D Echo-System 시범을 확대하는 배경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합니다.”


“오늘 설명회는 성과 보고가 아닙니다.
왜 이 제도를 시작했고, 왜 지금 확대하려 하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핵심은 ‘운영체계’입니다.
학교에서 시작된 인정, 칭찬이 사회로 되돌아오는 구조,
그 작동 방식을 공개합니다.”


“지금부터 생중계로 전해드립니다.”


***브리핑 홀***


브리핑홀 전경이 잡혔다. 조명은 차갑고, 장식은 없었다.

하단 자막이 깔렸다.


〈대국민 설명회 생중계〉
G.E.D Echo-System 시범 확대 배경 설명


스튜디오 진행자의 목소리가 얹혔다.


“오늘 정부는 G.E.D Echo-System 시범을 확대하는 배경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합니다.
성과 보고가 아니라, 이유와 방식 설명입니다.”


정세린이 단상으로 걸어 들어왔다.
발걸음이 빠르지 않았다.
손에는 종이가 없었다.


마이크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시선을 렌즈에 맞췄다.
정세린의 시선은 객석에 머물지 않았다.
설득을 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 설명을 하러 온 사람처럼 보였다.


첫 문장이 담백하게 떨어졌다.


“오늘은 성과를 말씀드리러 나온 자리가 아닙니다.”


짧은 정적이 뒤따랐다.
기침 소리가 한 번 났고, 다시 조용해졌다.


“오늘은 시범을 왜 확대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바꾸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정세린이 한 박자 쉬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G.E.D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운영체계입니다.”


리모컨 버튼이 눌렸다.
표지 화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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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린은 화면을 보지 않았다.

정세린의 목소리만 화면을 밀고 나갔다.


“이 설명회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에코(Echo)’입니다.”


또 한 번의 짧은 숨.


“Echo는 감동이 아닙니다.”


정세린이 말을 끊었다.
그 끊김이 오히려 문장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Echo는 선함이 사라지지 않고 사회로 되돌아오는 순환입니다.”


브리핑홀 어디에서도 박수가 나지 않았다.
그 대신, 누군가가 펜을 잡는 소리가 났다.


정세린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다.


“이 순환이 끊기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 G.E.D입니다.”


정세린이 리모컨을 다시 눌렀다.


[SLIDE 1]

- 시범 확대 배경

- G.E.D 운영체계


“지금부터

왜 이 제도를 시작했고,

왜 지금 확대하려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SLIDE 2]

안전과 신뢰는 개인의 조심만으로 유지되지 않음

반복되는 사고의 공통점은 구조의 공백

도덕이 아니라 운영의 문제


“개인의 주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개인의 태도가 아니라,

구조가 작동하지 않았던 지점이었습니다.”



[SLIDE 3]

학교는 모든 아이가 통과하는 유일한 공공 기반

지식 전달 + 사회화 기능을 동시에 수행

관계가 무너지면 가르침도 작동하지 않음


“학교는 단순한 교육 공간이 아닙니다.

사회가 처음 작동하는 장소입니다.

이 기능이 무너지면 어떤 정책도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SLIDE 4]

공교육 회복의 출발점은 관계 회복

새 과목·새 평가로는 문제 해결 불가

관계가 복원되어야 제도가 작동


“우리는 새 과목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평가를 하나 더 얹지도 않았습니다.

관계가 끊긴 상태에서는 어떤 제도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SLIDE 5]

- Echo 시스템 : 생태계

*선함이 사라지지 않고 사회로 되돌아오는 ‘순환’*


“G.E.D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에코’입니다.

에코는 감동이나 미담이 아니라,

선함이 사라지지 않게 되돌아오는 순환을 뜻합니다.

살아 있는 유기체들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자연 생태계의 원리와 같습니다."



[SLIDE 6 ]

G.E.D는 프로그램이 아님

일회성 사업이나 캠페인이 아님

반복과 순환이 가능하게 하는 운영체계


“그래서 지이디는 참여를 독려하지 않습니다.

대신 반복이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 차이가 큽니다.”


"다음 슬라이드에서 용어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SLIDE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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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Goodness(선행)은

쉽게 말씀드리면 학생들이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는 겁니다.

학교에 와서 담임 선생님 께요.

그래서 각 학교에 수업 시작 전 자랑 타임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E, Encouragement(인정)은

교사가 아이의 자랑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7~80년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숙제 공책에 동그라미를 그렸던 것과 같습니다."


정세린은 설명을 멈추고 잠시 스크린을 응시했다.

그리고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


"이 행위가 가장 중요합니다.

교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권한이니까요.

우리는 이 장면이 공교육 회복의 단초라고 판단했습니다.

아이들의 선함을 인정해 주는 유일한 존재. 선생님!"


"이 관계가 오독,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여기서 추가적인 행정이 발생된다면

우리는 이 시스템을 포기했을 것입니다."


"시범학교에서 교사 부담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확대 시행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음을 밝힙니다."


"한 가지 더,

선함과 인정사이에 경쟁이 최소화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선행의 결과는 학생 개인의 수치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오직, 학급단위 총량과 학교단위 총량만 집계됩니다.

이 과정에서도 추가 행정은 없습니다."


"그다음,

D, Donation(공공기여)은

공공기여입니다.

학교 총량을 기업이 사가는 것입니다.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행위와 유사한 개념입니다."


"그 대신, 기업은

PCC (Public Contribution Certificate) , 공공기여 인증을 받습니다.

광고비로 이미지를 꾸미는 대신,

사회가 축적한 선행에 비용을 지불해 신용을 획득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믿을 수 있는 기업, 사업가의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다음 장, 대국민 설명회(2)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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