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3권 8장-2)

2030년을 준비하는 사람들

by 또 래 호태

장면 : 국공위 부위원장실


“2030년을 거꾸로 걷다”


선지훈은 한동안 말이 없다.
호태가 펼쳐 둔 수정 로드맵—0부터 6까지—를 한 번에 훑는다.
장마다 손을 대지 않는다.
그는 늘 그렇다. 세부보다 결말의 형태를 먼저 본다.


호태가 먼저 말을 꺼낸다.


호태
“목표 연도는 2030년입니다.
그때의 상태를 먼저 고정해 두고,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거꾸로 짚고 싶습니다.”


선지훈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말한다.
이번에는 강의가 아니다.

결정권자에게 건네는, 선택을 전제로 한 설명이다.



2030년 ┃ 최종 상태


선지훈

“좋다. 그럼 2030년부터 고정하자.
2030년에 국가는 이런 상태여야 한다."


첫째,
위기가 오면 ‘누가 책임자냐’를 묻기 전에
시스템이 먼저 멈추고, 기록하고, 조건을 확보한다.


둘째,
안보가 군사 뉴스가 아니라
교육·재난·행정의 일상 작동 언어가 되어 있다.


셋째,
좋은 사람이 없어도 나쁜 사람이 있어도 기준은 유지된다.


"이게 2030년의 모습이다.
완성이 아니다.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의 시작이다.”


호태가 짧게 받는다.


호태
“2030은 종착점이 아니라
다음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입니다.”



2025년 ┃ 확대가 가능한 상태


선지훈은 연도를 하나 내린다.


선지훈

“그럼 2025년을 보자.

2030년 최종 상태가 되려면,
2025년에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이 달성돼 있어야 한다."

기준이 복제 가능하다는 확신

시범이 ‘이벤트’가 아니라 운영 모델로 작동

검증이 개인 평가가 아니라 공식 절차의 언어로 전환


"여기서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다.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같이 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오는 가다.

이게 안 되면 2030년의 모습은 절대 안 온다.”


호태가 확인한다.


호태

“확대의 판단 기준은
성과가 아니라 재현성입니다.”



2022~2024년 ┃ 축소된 범위에서의 재현


선지훈

“그럼 그 앞, 2022년에서 2024년.

이 시기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때 해야 할 건 단 하나다."

범위를 고정하고

조건을 고정하고

기록을 남긴다.


"시범학교든, 시범기관이든
‘왜 여기서만 되느냐’가 아니라 ‘여기서는 반드시 되게 만든다’가 목표다.

이 시기에 성과를 포장하면 그 순간부터 기준은 흐려진다.”


호태가 끼어든다. 의견이다.


호태
“그래서 성과 프레이밍을 배제했습니다.
기록과 피드백만 남기도록.”



2019년~2021년 ┃ 철학의 시스템화


선지훈은 여기서 잠시 멈춘다.
이 구간이 중요하다는 신호다.


선지훈

“2019년에서 2021년.
여기가 고비다.

이때 해야 할 일은 철학을 시스템으로 번역하는 거다."

‘함께 이바지’가 구호로 남지 않도록

인간의 결함을 포함한 상태에서도 작동하도록

좋은 의도를 전제로 하지 않도록

"여기서 G.E.D 같은 작동 모델이 나와야 한다.

이 구간을 건너뛰면 앞의 모든 건 전부 캠페인이 된다.”


호태는 고개를 숙여 메모한다.


호태
“인간의 결함을 포함한 상태. 그게 시스템의 자격 조건입니다.”



2018년 ┃ 출발점 :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선지훈은 마지막으로 연도를 찍는다.
지금이다.


선지훈

“자, 그럼 2018년이다.
지금 우리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
안보를 사건 대응 개념에서 공공 기능 개념으로 다시 정의해야 한다.


둘째,
‘사람이 실수한다’는 전제를 공식 문서의 맨 위에 올려야 한다.
책임 회피가 아니라, 설계의 출발점으로.


셋째,
기준의 언어를 만든다.
멈춤, 기록, 조건.
이게 모든 공공 영역에서 통용되게 한다.


넷째,
지킴(G-K.I.M)을 영웅이 아니라 기본 단위로 고정한다.
명망가 말고, 헌신하는 이웃.


"이 네 가지가 안 되면 2019년으로 못 간다.”


호태가 천천히 말한다.
결심에 가깝다.


호태
“그러면 지금 제 역할은 명확합니다.
성과를 만들 사람이 아니라, 기준을 보전하는 사람입니다.”


선지훈이 그제야 미소를 보인다.


선지훈
“그래. 그래서 자네 직함이 ‘공공 기준 보전관’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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