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환경의 뚜렷한 변화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제 정세는
한반도에 새로운 위협이 등장한 시기가 아니라,
기존에 믿고 있던 전제가 무너진 시기였다.
사드(THAAD) 배치는
군사적 선택 이전에 정치적 현실 선언이었다.
북한을 향한 방어 체계라는 설명과 달리,
중국은 이를 자신을 겨냥한 구조 변화로 받아들였다.
이때부터 한반도는 처음으로 분명해졌다.
**우리는 우리의 결정으로도
외부 압박의 중심에 설 수 있다.**
중국의 대응은 군사적이지 않았다.
관광, 문화, 유통, 기업.
생활 영역 전체를 건드리는 방식이었다.
이 사건은 한 가지 사실을 드러냈다.
물리적 충돌이 없어도
국가는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했다.
동맹은 유지됐지만, 방식은 바뀌었다.
전통적인 외교 언어 대신 거래와 압박의 언어가 앞섰다.
동맹은 가치가 아니라 비용과 이익으로 계산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상징적인 장면을 남겼다.
의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혼자 서 있는 듯 보이는 순간이었다.
이 시기 한반도는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마주했다.
강대국은 언제든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외교적 예의는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2018 ┃ 긴장의 반전, 그러나 해소되지 않은 구조
2018년, 도널드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은 세계의 시선을 끌었다.
한반도에는 잠시 완화의 공기가 흘렀다.
그러나 이 완화는 구조적 변화가 아니었다.
제재는 남아 있었고
군사적 신뢰는 회복되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내부 분열은 그대로였다
이 정상회담을 지켜본 호태는 큰 충격을 받았다.
북한의 핵무기가 거래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
호태가 경악한 것은
트럼프는 거래 조건만 맞으면
북한의 핵무기를 승인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이를 중대한 위협으로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이 회담의 결과는
위험을 없앤 것이 아니라 위험을 잠시 미뤄둔 것에 가까웠다.
2016~2018년을 지나며 한반도가 얻은 교훈은 명확했다.
물리적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도
국가는 언제든 압박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압박은
외부의 힘보다 내부의 균열을 통해 증폭된다.
이 시점부터 안보는 군사 문제만이 아니게 되었다.
사회가 분열되면
공공의 기준이 흔들리면
책임이 사후 대응에 머물면
국가는 싸우지 않아도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이후 호태의 인식은
부전승이라는 발상으로 이어진다.
그는 잠시 손자병법을 꺼내 들었다.
"최고의 승리는 전쟁을 하지 않고 얻는 승리"
손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더 뛰어나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전쟁 자체가 국가에 큰 손실"
전쟁은 인명, 물자, 시간, 국가의 안정 등 모든 면에서 막대한 비용을 요구한다.
따라서 전쟁을 피하면서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 이 가장 효율적이다.
부전승은 단순히 전투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이 싸울 의지를 잃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전 의미로 재해석을 해보면
전쟁을 하지 않으면 피해가 없다
적을 굴복시키되 원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국가의 힘을 보존할 수 있다
전쟁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호태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싸움이 성립하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것.
그건 외교도, 군사도 아닌
구조의 문제라는 깨달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