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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DITOR Jul 09. 2024

비움 : 살아갈 힘을 더하는 충만한 채움

복합문화공간 '트리비움' 공간 인터뷰


트리비움은 제가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오시는 분들과 함께 채워나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말 그대로 비워진 공간에 좋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비워낸 마음을 다시 살아갈 힘으로 채워주는 곳이죠."



산과 물 그리고 하늘. 우리는 이미 이 세 가지 자연으로부터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많은 것들을 얻고 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거나 위대한 교훈과 영감을 받기도 하고 일상을 지탱할 에너지를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도심 속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잡음과 마주하고 자연이 주는 안식을 뒤로한 채 더 많은 편리와 이익을 위해 저마다 두 손 가득 욕심을 움켜쥐고 살아갑니다.


가득 찬 몸과 마음을 두고도 계속 채워만 가고 있는 우리에게 도리어 비움을 통해 삶을 이어나갈 충만한 채움을 전해주는 공간이 있습니다. 평택에 위치한 고요의 공간 트리비움은 산과 물 하늘 세 가지 자연의 요소를 담아 자연과 오롯이 마주하며 머릿속 잡념을 비워내고, 우리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삶을 이어나갈 힘을 채워주는 치유의 공간입니다. 오늘 전해드릴 트리비움의 이야기가 여러분들 일상에 여유를 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조그마한 이정표 하나에 의존한 채 좁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어렵게 찾아왔던 공간, 트리비움. 입구에 다다를 때까지도 드러나지 않던 공간의 외관은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돌아섰을 때 고요함을 머금기 좋은 비워낸 건축물의 형상으로 맞이해 줍니다. 간판도 안내판도 없는 이곳은 조화로운 조경과 곳곳에 보이는 자연 경관들로 자연스러운 발걸음을 유도합니다.




걸음을 옮겨 들어선 이 공간의 양식은 우리의 도식 안에 있는 공간의 개념과 달라 낯선 감각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외부이자 내부이면서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는 오묘한 매력의 공간, 이 공간을 두르는 구조물들이 만들어내는 건 테라스도 로비도 아닌 우리가 평소에 쉽게 지나친 산과 물, 하늘과 같은 자연의 아름다운 장면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프레임인 것 같습니다.




계단을 통해 한 계단 내려가면 편안한 정적이 느껴지는 실내 공간이 나타납니다. 평소 요가나 싱잉불과 같이 공간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지만 특별한 일정이 없을 때면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선 편안한 의자에 몸을 기대 쉬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창 너머 보이는 수공간과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누리며 복잡했던 지난 감정을 해소하기도 합니다




스크린 속에서 남다른 컨셉을 드러내며 호기심으로 발걸음을 이끈 공간은 많을지라도, 공간을 충분히 향유하다 떠난 뒤에도 마음속 깊은 여운을 남기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빛이 바뀌는 시간의 흐름과 색이 변해가는 계절의 흐름따라, 그리고 정해진 동선 없이 곳곳을 누비는 방랑객의 발걸음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트리비움의 장면들은 공간에 있는 이들로 하여금 지난 도심 속 일상에 무뎌진 감각들을 일깨워 줍니다.




도시의 편리함과 익숙함에 속아 잊어가던 자연의 안식을 담은 공간에서 공허한 잡념으로 채워진 내면을 충만한 비움으로 치유할 수 있었던 시간.  트리비움이 갖는 비움의 가치를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문선희 대표와 만나 공간에 담긴 공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우선 공간과 대표님 본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A 네 안녕하세요. 저는 트리비움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문선희라고 합니다. 트리비움은 하늘과 산, 물, 세가지 자연의 요소를 담아낸 온전한 휴식의 경험이 있는 치유의 공간으로 요가와 명상, 전시, 그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간단한 식음료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Q 많은 분들이 공간 이름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데, 트리비움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먼저 트리비움은 라틴어로 ‘세 가지’(트리)와 ‘배움’(비움)이라는 뜻이에요. 처음에는 저희가 ‘비움’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서 다른 단어들을 더 찾아보다가 ‘트리’라는 단어를 붙이게 됐어요. 그래서 하늘, 산, 물을 통해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더했고 말 그대로 ‘비움’에서 비롯된 비우는 공간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Q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너무 잘 맞는 이름이네요,  이렇게 멋진 공간은 어떻게 만드시게 된 건지 궁금해요.

A 저희 남편이 조경 건축가이다 보니 누구보다 공간을 만드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고, 저희가 여러 공간을 많이 경험해 봤지만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서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눠오곤 했어요. 그렇게 생각만 갖고 있던 채로 코로나 시기 때 우연히 이 부지를 발견했는데 처음엔 눈여겨볼 정도로 좋은 입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차를 타고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하늘과 산 그리고 물이 함께 보이는 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운 거예요. 그래서 큰 창을 통해서 내려봤던 그 장면을 저희가 상상하는 공간에 그대로 담고 싶었어요. 이곳이라면 자연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갖는 공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Q 공간을 구성할 때 특별히 자연 속의 휴식 공간을 고려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아로마테라피를 해오다 보니까 건강한 분들도 많이 만났지만 너무 행복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겉모습과 다르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러지 못한 분들도 많이 봤거든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쉼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왔어요. 남편도 조경 건축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우리만의 공간을 생각할 때 항상 자연 경관을 안으로 들여오는 차경을 생각했든요. 그래서 저희 둘 다 자연스럽게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공간의 지향점으로 두었던 것 같아요.



Q 트리비움을 운영하시기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A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다르기도 하면서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저는 원래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 리조트에서 10년 가까이 마케팅 근무를 하다가 남편과 결혼하고 주부 생활을 했어요. 그러다 남편의 권유로 식물 쪽 공부를 하면서 원예나 가드닝 일을 하게 됐는데, 그 일이 주는 편안한 감정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심리 쪽에 관심을 갖게 되고 아로마테라피를 시작하게 되었죠. 지금은 그 매력에 너무 빠져버려서 공간의 프로그램으로도 운영하고 있어요. 단순히 꽃을 만진다는 것보다 흙도 만지고 직접 심어보고 생명을 가꿔나가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Q 직장인으로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던 당시엔 어떤 모습의 삶을 지향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A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꿈꾸는 삶은 비슷한 것 같아요. 커리어를 위해 회사에서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과 반복되는 그 일상을 벗어나 싶은 두 가지 경우라고 생각하는데,  당시에도 저는 회사를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때는 사실 제가 원하는 방향을 잘 몰랐는데 제 성향상 경쟁 사회에 안에서 버티는 걸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저는 그저 사람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봉사할 때가 제일 좋아요. 한동안 정원 가꾸는 봉사를 굉장히 많이 하기도 했거든요.



Q 그럼 트리비움을 운영하고 있는 지금, 대표님의 일상에서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전과 다르게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갖는 경험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엄마였고 제가 생활했던 범주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제한적이었는데, 지금은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너무나 다양한 분들과 만나고 그분들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어쩜 그렇게 트리비움과 결이 잘 맞는 분들이 모일 수 있는지 너무 신기하더라고요(웃음).  일례로 이곳에 손님으로 오셨던 분들과 함께 요가 클래스를 열거나 재즈나 국악 공연을 열기도 했고, 트리비움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손님이 첫아이를 낳았을 때 함께 축하해 드린 적도 있었어요. 이 공간을 통해서 새롭게 만나게 된 사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뜻깊은 경험이잖아요. 그런 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네요.



Q ‘공간의 완성은 사람’이라는 말처럼, 트리비움은 사람들과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갖는 것 같네요. 

A 그래서 저는, 트리비움은 제가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오시는 분들과 함께 채워나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말 그대로 비워진 공간에 좋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비워낸 마음을 다시 살아갈 힘으로 채워주는 곳이죠.  그저 건축적으로 멋지게 세워진 건물의 모습보다 좋은 분들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면서 만들어나가는 경험들이 트리비움의 의미를 갖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공간이 개인 사유의 공간이 아니라 공유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씀드려요.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렇죠.



Q 트리비움을 지금까지 공유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해 오면서 특별한 고민은 없으셨나요?

A 사실 이곳이 불특정 다수에게 오픈되어 있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까 수익을 올리는 측면에서 좀 어렵게 포지셔닝 해놓은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은 있었어요. 그래서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다른 방법들을 권유받기도 저희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에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저희가 처음 시작하면서 지향했던 부분을 계속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어제보다 오늘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이렇게 좋은 브랜드에서 연락도 주시고(웃음). 그렇게 한 계단 한 계단 조금씩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이게 맞는 건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조바심도 들지만 저희와 결을 같이해 주시는 분들이 점점 쌓여가고 있고 느리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만의 속도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많은 분들이 와주시는 건 좋지만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만 찍고 가는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의 모습은 지양하고 싶으신 거군요.

A 그렇죠. 물론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좋죠. 그래도 그런 많은 공간들 중에서도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랑 남편 성향도 워낙 차분하고 조용한 걸 좋아해서 주말이면 늘 한적한 곳에 가서 산 보고 강 보면서 커피 한 잔씩 마시고 오는 걸 좋아했거든요. 트리비움이 위치한 이곳도 어떻게 보면 우리가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을  찾아보자고 하다가 발견된 곳이기도 해요. 그런데 만약에 이 공간이 사람들 사진 찍으러 몰려오는 북적북적한 그런 공간이 된다면, 아마 제가 이 공간에 없지 않을까요(웃음).



Q 만약 수익과 상관 없이 공간을 마음껏 운영할 수 있다고 가정해보았을 때 어떤 모습으로 운영해보고 싶으신가요?

A 사실 저는 여기 있으면서 ‘만약 이 공간이 내일 당장 없어진다면 내가 후회하게 되는 건 뭘까’라는 고민을 항상 해요. 공간에서 늘 진행하고 있는 전시도 그런 고민 끝에 시작하게 된 거고요. 그 외에는 치유 프로그램들을 계속 시도해 보고 싶어요. 몸도 마음도 지쳐서 힘든 분들과 함께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좋은 책이 있으면 같이 읽고 또 좋은 음악이 있으면 함께 들으면서요. 특히 우연으로 공간을 찾아와 주셨던 분들과 함께 요가 클래스나 공연을 열었던 것처럼 새로운 만남에서 만들어지는 경험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간혹 처음 오시는 분들께 실례될 수 있지만 어떤 일을 하시는지 여쭤보기도 해요(웃음). 저는 좋은 공간을 가지고 있고 공간을 필요로 하시는 여러 아티스트 분들이나 다양한 직종에 계신 분들, 그분들과 뜻만 맞는다면 함께 새롭고 다양한 경험들을 만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Q 그럼 대표님은 공간을 운영하면서 어떨 때 설렘을 느끼시나요?

A  매일 아침 이 공간에 닿을 때마다 설렘을 느껴요. 물론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은 좀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막상 와보면 단 하루도 같은 장면이 없는 공간의 모습에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 차에서 내려 보는 경관도 늘 설레고 손님들이 떠나고 공간을 정리하면서 바라보는 노을 진 하늘도 정말 설레요. 그럴 때마다 나 혼자 보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한참 동안 사진을 찍다가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죠. 가끔씩 눈이 내리거나 비가 내리거나 꽃이 피는 특별한 날이면 굳이 휴관일에도 찾아 와서 쉬다 가기도 해요.



Q 설렘과 애정이 가득 담긴 트리비움을 운영하면서 새롭게 발견하게 된 대표님의 모습이 있나요?

A 문화 예술 쪽에 계신 분들과 교류가 많아지면서 유명하진 않더라도 굉장히 훌륭한 작가분들과 아티스트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저희 공간에서 좋은 전시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들끼리 연결시켜드리곤 하는데 그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런걸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트리비움을 운영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제 모습인 것 같아요. 또 그게 공간이 갖는 좋은 기능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Q 지금 공간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작하게 된 데는 어떤 의도가 있었던 건지 궁금해요.

A 저희 인스타그램 프로필란을 보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곳’이라는 문구가 있는데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는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치유의 경험을 가져가길 바란다는 저희 마음이 담긴 표현이었어요. 그런 분들을 위한 공간의 프로그램은 뭐가 좋을까 고민했을 때는 자연스럽게 요가, 명상, 아로마 테라피와 같은 요소들을 떠올리고 시작하게 된 거죠. 그런데 간혹 요가나 명상을 하지 않으면 공간을 이용할 수 없는지 문의를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그냥 편안한 머무름을 즐기다 갈 수 있도록 간단한 차를 내어드리거나 쉽게 둘러보고 갈 수 있는 전시를 시작하게 된 것도 있어요. 지금도 사실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데 아직은 조금 더 기다리고 있어요. 좋은 분들과 좋은 일을 함께할 수 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길 바라고 있거든요.



Q 공간을 구성할 때 이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의도한 부분이 있나요?

A 저희 공간을 보면 따로 안내판이나 표지판 같은 게 없어요, 사실 이건 의도된 불편함이거든요.  요즘은 어딜 가든 과한 친절이 깔려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잖아요. 물론 그게 편리할 수는 있지만 낯선 공간을 배회하며 발길 닿는 곳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감각들을 일깨워주는 게 더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오시면 제가 뭐가 있는지 간단하게만 말씀드리고 배회하게 두는데 감사하게도 이 공간에 올 때면 그걸 기꺼이 즐겨주시는 것 같아요.  이 공간에선 그렇게 직접 발길 닿는 대로 공간을 향유하고 저마다 느낄 수 있는 감각과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Q 트리비움을 찾아와 주신 분들이 공간의 머무름 뒤에 어떤 감정 얻어 가길 바라시나요?

A 조금 추상적일 수도 있지만, 충만한 휴식을 통해 비워진 마음에 행복한 감정을 가득 채운 채로 공간의 문을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래서 저는 종종 나가시는 분들께 ‘잘 쉬셨어요?’라고 여쭤보곤 해요. 그럼 너무나 잘 쉬다가 간다고 말씀해 주시거나 계절이 바뀔 때 다시 찾아와 주신다고 할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끼죠. 또 그렇게 계속해서 찾아와 주시고 트리비움과 좋은 연을 만들어나가는 분들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럴 때 정말 이 공간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마지막 질문이네요. 다양한 만남과 경험을 갖게 된 지난 트리비움의 시간을 되돌아 보면서 앞으로 트리비움의 행보는 어떻게 그려나갈 생각이실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이 공간을 운영하면서 제가 정말 비즈니스를 할 성향이 아니라는 걸 계속 느껴요. 그래서 조금 전에 수익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정의 질문을 주셨을 때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행복해지더라고요. 제가 남편에게 늘 하는 말도, 만약 트리비움에서 수익이 없어도 된다면 이 공간이 사회적 기업 혹은 비영리 재단의 모습을 이루는 게 꿈이라고 말해요.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쌓아가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요.  물론 지금 당장 물질적으로 많이 쌓아온 건 없더라도 트리비움을 찾아와 주셨던 분들, 그 좋은 사람들하고 연을 맺게 된 것만큼 큰 자산은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트리비움은  함께 모여 서로가 이로울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트리비움은 저희만의 속도와 방향대로 잘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나아갈 거고요.





바쁘고 고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가 마치 쥐가 날 정도로 꽉 쥐고 있는 건 미래와 과거에 대한 막연한 걱정일 수도 있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거나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불안한 마음에 움켜쥔 미련 때문에 도리어 진정으로 필요한 소중한 것들을 붙잡지 못할 때, 그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온전한 비움일 아닐까요?


트리비움은 공간을 비워내고 우리의 일상을 이루는 소중한 자연을 남겨두었습니다.  치열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트리비움을 찾아와 내면의 잡념을 비워내고 그들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다시 마음에 남겨두었죠. 트리비움과 공간을 찾은 사람들은 그 과정이 남긴 흔적에 조금씩 물들어 가면서 자연과 공간, 공간과 사람이 서로 이로운 충만한 비움을 배워갔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트리비움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도 그동안 지녀온 무거운 마음을 내려둠으로서 앞으로 나아갈 여정을 지속할 수 있는 충만한 힘을 채워 갈 수 있길 바랍니다.




@trivium3113





해당 인터뷰는 24/7 series 에디토리얼 콘텐츠로 기고된 원고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완성된 본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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