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투점의 예언: 피할 수 없는 이별의 순간

by leolee

샤오딩과 나는 설날을 맞아 그녀의 집에 가기로 했다. 그녀가 나를 집에 초대한다는 말에 당황스러우면서도 마음 한편으론 기뻤다. 이제 그녀도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는구나 싶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그녀와 함께 설날에 그녀의 부모님 집을 찾았다.

그녀의 부모님은 나를 외국인임에도 평등하게 대해주셨다. 가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영받는 느낌이 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가정식으로 준비된 양고기와 와인이 나왔다. 나는 이전에 양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었지만, 분위기에 맞춰 예의상 먹기로 했다.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이게 긴장된 분위기에서 나오는 것이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양고기를 먹고 난 후 몸이 이상하게 어지러워졌고, 점점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그날 밤, 나는 샤워를 하던 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병원 침대 위였다. 의사가 나를 보며 물었다.

“양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걸 몰랐나요?”

나는 혼란스러운 상태로 대답했다.

“네, 몰랐어요. 저한테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양고기는 열이 많은 음식입니다. 당신처럼 체질이 열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아요. 앞으로 절대 양고기를 드시면 안 됩니다.”


샤오딩의 아버지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지만, 동시에 불편한 기색도 감추지 않았다.


“이렇게 몸이 약한 사람이 내 딸과 함께할 수는 없지 않나. 당장 헤어지는 게 좋겠네.”


그의 말은 마치 청천벽력 같았다. 나는 그녀의 가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썼지만, 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며칠 뒤, 나는 결국 샤오딩보다 먼저 칭다오로 돌아왔다.

그녀는 며칠 후 커피숍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고 연락해 왔다. 우리는 조용한 카페에 마주 앉았다.

커피숍에서

“오빠, 정말 미안해. 오빠는 나한테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하지만 부모님이 반대하시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울먹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오빠를 잊을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우린 여기까지인 것 같아.”


그녀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나에게 중국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었고, 나는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이별은 이렇게 찾아왔다.


이별의 상처를 간직한 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 어느 날, 학생들과 함께 번화가 타이동을 걷고 있을 때였다. 저 멀리서 낯익은 실루엣이 보였다. 샤오딩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해맑은 미소로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있었다.


타이동에서

우리가 점점 가까워지자 그녀는 깜짝 놀라며 그를 옆으로 밀었다.

“어... 오빠...”

나는 그녀에게 침착하게 말했다.

“학생들과 돌아가는 길이야. 너는?”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냥... 좀 걷고 있었어...”


그러고는 급하게 남자와 함께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함께한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고, 배신감이 밀려왔다.

“오빠를 절대 잊지 못할 거라며?”

머릿속에 그녀의 말이 맴돌았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남아있던 학생들이 나를 위로하는 말을 듣고 다시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선생님, 선생님이 더 멋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나는 그제야 마음속에서 그녀를 놓아줄 수 있었다. 그녀와의 이별은 나를 아프게 했지만, 동시에 나를 성장시켰다.


샤오딩과의 이별을 떠올리며 문득 그때의 화투점 결과가 떠올랐다. 그때 화투에서 술과 병원이 나왔던 것이 떠올랐다. 단순한 장난으로 넘겼던 화투점이 이제 와서 보니 마치 우리의 이별을 예언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 후로 나는 마음을 정리하고, 그녀를 완전히 놓아줄 수 있었다. 그녀와의 인연은 그렇게 끝이 났지만, 이 경험은 내게 큰 교훈을 남겼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의 문화와 체질까지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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