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의 시내는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세라와 나는 아침 일찍 국제 대바자르로 향했다. 화려한 장식과 전통적인 위구르 건축 양식으로 꾸며진 이곳은 이미 많은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여긴 정말 색감이 다르다.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네, " 내가 말했다.
세라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맞아. 여기는 위구르 문화의 중심 같은 곳이야. 전통 공예품도 많고, 음식도 다양해서 하루 종일 둘러봐도 모자랄걸?"
우리는 각종 위구르 전통 음식을 파는 가판대를 돌아다녔다.
난(Naan) 빵을 사 먹으며 거리 곳곳을 누볐다. 음식에서 나는 향신료 냄새와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대바자르의 분위기를 한층 더 흥미롭게 만들었다.
홍산공원으로의 이동
오후에는 세라의 제안으로 홍산공원으로 향했다. 대바자르에서 공원까지는 차로 약 15분 거리였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붉은 산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풍경과 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홍산공원의 상징인 붉은 탑이 멀리 보였고, 그 주변으로 이어진 산책로는 사람들로 북⁰적였다.
"여기 산 꼭대기까지 올라갈래?" 세라가 물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올라가는 건 좋은데, 경쟁을 좀 해야겠는걸. 가위바위보 하면서 계단 오르기, 어때?"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
"좋아! 이긴 사람이 계단마다 오르기! 가위는 8계단 바위는 10계단 보는 5계단."
참고로 중국은 한 손으로 열까지 셀 수가 있어서 위의 모양은 같은 숫자로 쓰인다.
우리는 계단을 오르며 가위바위보를 했다. 세라는 승부욕이 넘치는 표정으로 내 손을 지켜봤고, 나는 일부러 틀리려는 듯 장난스럽게 대응했다.
"또 졌네! 이번엔 주먹으로 이겼으니까 너 10계단 더 올라가야 해! 역전이네 아휴.. 짜증 나" 내가 말했다.
"이게 말이 돼? 너 이러다가 지는 거 아니야?" 세라는 투덜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꼭대기에 도달했을 때는 둘 다 숨을 헐떡이며 웃음으로 가득 찼다.
현지 방송국의 취재
홍산공원 정상에서 경치를 감상하던 중, 한 무리가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든 사람들이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인터뷰 가능할까요?" 그들은 방송국 기자처럼 보였다.
나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저희요? 무슨 인터뷰죠?"
그들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특집으로 우루무치에 온 외국인 관광객을 찾고 있었는데, 흔치 않아서요. 이곳에 어떻게 오시게 됐는지, 우루무치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나는 세라를 잠시 바라봤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습니다. 말씀드릴게요."
나는 마이크를 들고 천천히 말했다.
"우루무치는 정말 독특한 매력을 가진 도시 같아요. 천산천지처럼 자연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대바자르와 홍산공원처럼 사람들의 활기도 넘치고요. 한국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죠."
기자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루무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사람들입니다. 낯선 곳에서 이렇게 따뜻한 환대를 받을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이곳이 더 특별하게 느껴져요."
기자들은 내 어설픈 중국어를 경청하며 즐겁게 인터뷰를 마치게 되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그렇게 홍산공원에서의 인터뷰를 마친 뒤, 우리는 다시 공원을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세라는 인터뷰를 끝낸 내게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