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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레스트 강 Apr 18. 2023

B25. 천문대와 망원경

그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 가라사대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또 그에게 이르시되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

- <창세기> 15: 5

     

이 글 창세기에서 말하는 ’그‘는 ’ 믿음의 조상(祖上)‘ 아브라함이다. 밤하늘을 쳐다보면 뭇별이 무수히 많다.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다. 지금은 혼자이지만 나중에 그의 후손이 밤하늘의 뭇별이나 바닷가의 모래 개수만큼 많아지리라는 얘기다. 오늘날 전 세계의 인구는 팔십억을 돌파하였다고 하는데,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표기하면 8,000,000,000이 된다. 우리 대한민국의 인구는 오천만을 넘었다고 하는데, 숫자로 표시하면 50,000,000이다. 옛날 같으면 셀 수 없이 큰 숫자라고 했겠지만, 컴퓨터의 등장과 저장 메모리의 출현으로 별것 아닌 숫자가 되어 버렸다. 80억은 8G(기가), 5천만은 50M(메가)라고 하면 끝난다. 각국은 인구조사를 통하여 국민의 인적 사항을 낱낱이 기록하여 보관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거리에 걸어가고 있는 사람의 외모나 인적 사항에 관한 정보가 수집되고 있다는 말도 있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무수히 많다. 천문학자들은 하늘에 좌표를 설정하고 별의 위치를 기록하고 이름을 붙여 왔다. 옛날에는 맨눈으로 관찰되는 별들에 별의 밝기 등을 고려하여 이름을 붙였다. 최근에는 그리스어 알파벳이나 숫자 등의 번호를 붙이기도 하였다. 북두칠성처럼 오래전부터 명명된 별은 그대로 이름이 붙여졌지만, 최근에는 각종 망원경의 발달로 새로 발견된 별들은 발견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명칭을 붙이고 국제천문학회(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에 의해 공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별들에 우리 선조 중에 선각자들의 이름을 부여하여 명명하고 있다. 아래 권영주(1939~ ) 시인의 동시는 이 점에 착안하여 젊은 꿈나무들의 상상력을 독려하고 있다.


별 구경하러 보현산 천문대에 갔다.

은가루 뿌려놓은 듯 빛나는 은하수별들.

화성과 목성 사이, 와아! 홍대용별 보인다.

김정호별, 최무선별, 장영실별, 허준별 …

우리 별들이 새까만 우주 공간에 한 자리 차지하고 반짝반짝 살아있다.

- 권영주, 동시 <홍대용별>(2012) (일부)


맨눈으로 별을 관찰하던 시절을 지나 렌즈나 오목거울이 등장하면서 별에서 오는 빛을 확대하여 보게 되었다. 뉴턴의 반사망원경도 그 발달 과정의 하나일 것이다. 좀 더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대형 망원경이 가능해지고 이런 것들을 설치한 천문대가 세계 곳곳에 등장하였다. 지구의 위도와 표준시의 중심이 된 영국의 그리니치(Greenwich) 천문대나 세계 최대의 반사망원경(구경 508cm)을 자랑하던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팔로마(Palomar) 천문대는 역사의 유물로 변한 지 오래다. 대부분 천문대는 야간에 불빛이 밝은 도심을 피해 높은 산 위에 설치되어 있다. 천문학적으로 새로운 발견이나 실험을 위해서는 성능이 더욱 향상된 망원경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도 대학교 인근이나 서울 근교에 설치되어 있는 망원경은 어린이나 아마추어 천문가를 위한 시설로 바뀌었다. 첨단 기능의 망원경을 제작하고 설치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여러 나라가 소요 비용을 분담하여 천문대를 건설하고 있다. 이상적인 지상 천문대 설치 위치로 연중 강우량이 적고 불빛이 적은 높은 산이 유리한데, 최근에 유럽연합 등이 건설한 국제적인 천문대는 대부분 남미의 칠레에 있다.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의 연간 기후 행태와 칠레 정부의 천문대 유치 정책이 한몫하였다.

     

옛날에는 별에서 나오는 불빛으로 별을 관찰했지만, 빛도 에너지의 한 형태로 발산되는 전자기파라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광선 이외에 적외선이나 전파로 별을 관찰하는 기술이 나왔고 전파망원경이라는 기구도 제작되었다. 별로부터 X선 같은 에너지가 높은 복사도 나올 수 있고, X선보다도 더 큰 에너지의 복사도 방출된다. 펄서(pulsar)라고 부르는 별로부터 라디오파 신호의 방출이 관측되었다. 특히 다음 절에서 나오는 도플러효과로 인하여 먼 별에서부터 오는 전자기파는 지상에서 적색이나 적외선, 혹은 그 이하의 주파수 영역에서 관찰된다.

     

지상에서 별을 관측하지 않고 인공위성에서 별을 관측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있었다. 대표적으로 1990년 미국에서 쏘아 올린 허블 우주망원경이 있다. 이름은 미국 천문학의 태두인 허블(Edwin Hubble, 1889~1953)에서 따왔다. 여러 차례 우주왕복선을 투입하여 보수 작업을 펼친 덕에 발사한 지 30년이 지난 현재도 작동하고 있다. 그 후속으로 2021년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쏘아 올려졌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것과 달리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으로는 적외선 영역을 중점적으로 관측한다. 기존 지상 망원경이나 우주 망원경이 관측할 수 없었던 아주 먼 거리에 있는 천체들을 관측하는 목표로, 적외선 관측 능력이 매우 뛰어나도록 설계되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2대 국장인 웹(James E. Webb, 1906~1992)의 이름을 땄다. 그 망원경이 존재하는 위치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룬 지점인 라그랑주 포인트라고 한다. 이 궤도에서 지구와 태양을 바라보면 두 물체가 늘 같은 위치에 보이게 된다. 이 위치에 망원경을 배치하면 지구나 태양에 가려지지 않아 방해받지 않고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중력이 균형을 이룬 지점이기 때문에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연료 사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태양계에서 지구와 달, 지구와 태양, 태양과 목성 사이에 총 5개가 존재하는데, 아주 오랜 옛날에 프랑스의 과학자 라그랑주(Joseph L. Lagrange, 1736~1813)가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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