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뉴턴이라고 하면 만유인력을 발견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 만유인력은 ‘우주에 있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잡아당기는 힘’ 정도로 국어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과학 지식을 동원하여 조금 더 전문적으로 만유인력을 설명하면 ‘우주에 있는 두 개의 물체들은 그들의 질량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서로 끌리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만유인력이란 말은 한자가 통용되는 동양 문화권에서 쓰이는 용어로 영어로는 gravitation 혹은 gravity라고 부른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the law of gravity 혹은 the law of universal gravitation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 비례상수를 만유인력상수 혹은 뉴턴 상수라고 하고 기호로 G라고 표시한다. 단위 질량(1kg)인 두 물체가 단위 거리(1m)만큼 떨어져 있을 때 작용하는 힘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G = 6.673 x 10-11 Nm2 kg-2로 아주 작은 숫자이다. 힘의 단위를 N(뉴턴)으로 표시하였다. 뉴턴 상수 G는 뉴턴 시절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의 물리학자 캐번디시(Henry Cavendish, 1731~1810)가 실험적으로 결정하였다.
여기서 잠깐 중요한 물리량의 단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MKS는 가장 기본적인 물리량의 단위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길이는 meter(m), 질량(무게)은 kilo gram(kg), 시간은 초(second)의 머리글자를 따서 MKS라고 한다. 옛날 사람들에 익숙한 cgs 단위는 centimeter(c), gram(g), second(s)로 요즈음은 표준 단위로 쓰지 않는다. 이들 기본 단위로부터 속도는 m/s 혹은 [ms-1], 가속도는 m/s2 혹은 [ms-2]로 표시된다. 힘(force)은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것(F = ma)이니까, kgm/s2 혹은 [kgms-2]라고 쓸 수 있다. 이를 간단하게 힘의 단위는 N이라고 쓰고 뉴턴이라고 읽는다.
만유인력은 지구와 달, 지구와 태양 등 천체의 물체들 사이에 존재하지만, 지구와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체 사이에서도 작용하는데 중력(gravity)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널리 알려진 일화는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요 각국의 과학 관련 연구소에는 뉴턴의 사과나무에서 접붙인 나무라고 알려진 사과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사과는 인류의 문명사에서 아주 중요한 과일이 아닐까 싶다. 휴대전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회사 이름이 영어로 사과이다. 현대적인 전자계산기 이론의 창시자인 영국의 튜링(Alan Turing, 1912~1954)은 독이 든 사과를 베어 물고, 생을 마감했다고 전해진다. 애플사의 창업자 잡스(Steve Jobs, 1955~2011)가 창안한 회사의 로고가 한 귀퉁이를 베어 먹은 사과인데 이것과 연상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얘기가 있다.
만유인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뉴턴의 사과나무를 연상하고 있다. 사과라는 말이 순수한 우리말로 알고 있기 쉽지만, 사실은 한자 말이다. 사과는 沙果 혹은 砂果라는 한자어에서 왔고 사탕같이 맛있는 과일이란 뜻이다. 요즘 한글세대에게는 ‘심심(甚深)한 사과(謝過)’가 얼른 머리에 들어오지 않나 보다. 왜냐하면 과일 사과는 달콤하지, 심심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미국에서는 뉴욕주를 Big Apple이라고 하는데, 뉴욕주에서 나는 사과는 맛있는 사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 문화에서는 사과나무를 poison tree라고 해서 안 좋은 이미지로 묘사하고 있다. 아마도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善惡果)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poison tree라는 시가 유명하다.
I was angry with my friend: (나는 친구에게 화가 났다:)
I told my wrath, my wrath did end. (내가 분노를 말하자, 내 분노는 끝났다.)
I was angry with my foe: (나는 적에게 화가 났다:)
I told it not, my wrath did grow. (내가 그것을 말하지 않자, 내 분노는 자랐다.)
And I water'd it in fears, (그리고 나는 두려움에 젖어,)
Night and morning with my tears; (밤낮 내 눈물로 물 주었다;)
And I sunned it with smiles, (그리고 미소와,)
And with soft deceitful wiles. (부드럽고 기만적인 계략으로 빛을 주었다.)
And it grew both day and night, (그러자 그것은 밤낮 자라서,)
Till it bore an apple bright, (빛나는 과일을 열매 맺었다,)
And my foe beheld it shine, (내 적은 그것이 빛나는 것을 보았고,)
And he knew that it was mine, (그것이 내 것임을 알았다,)
And into my garden stole (그리고 내 정원으로 숨어들었다.)
When the night had veil'd the pole: (밤이 천지를 뒤덮었을 때:)
In the morning glad I see (아침에 나는 즐거이 보았다)
My foe outstretch'd beneath the tree. (내 적이 나무 아래 뻗어 있는 것을.)
-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 A Poison Tree (독 나무)
영국인인 블레이크는 시인, 화가, 판화가로 활동했다. 10살 때부터 미술학교에 다니면서 르네상스 시대 대가들의 그림을 판화로 새기면서 독학했다. 그의 시집은 오랫동안 동료 미술가들과 시인들에게서만 인정을 받았는데, 후일에 아일랜드의 시인인 예이츠(William B. Yeats, 1865~1939)와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인 엘리엇(Thomas S. Elliot, 1888~1965)이 블레이크의 평론을 쓰면서 비로소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삽화 시집은 후일 문학적 가치로나 판화의 예술성에서나 진귀한 예술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사과가 왜 지구 쪽으로 끌려가서 떨어질까? 그 답은 지구의 질량에 비해서 무척 작은 사과의 질량 때문으로 질량이 더 큰 물질 쪽으로 당겨지는 힘이 발생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지구상의 모든 물질 사이에 만유인력에 작용하는데 왜 서로 당겨지지 않을까? 이 경우에는 지구상의 물체끼리 작용하는 인력은 지구의 중력에 의해 상쇄될 만큼 작아서 서로 당기는 것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사과와 사람 사이에도 분명 만유인력이 작용하고 있지만 두 개 모두 지구 표면에 있으므로 그보다 훨씬 큰 지구 자체 중력에 의해서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전쟁이 일어나는 지역을 전장(戰場)이라고 하듯이 중력이 작용하는 지역을 중력장(重力場)이라고 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이 지구 중력장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 이를 뉴턴의 운동 법칙의 두 번째인 F = ma 식에 적용하면, F = mg라고 표시할 수 있으며, g를 중력가속도라고 부르며, g = 9.8 kgm/s2이다. 1 kg의 물체가 지구상에서 중력의 영향으로 9.8 kgm/s2 즉 9.8N의 힘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옛날식 표현으로는 1 kg 중(重)이라고 했다. 물체가 지구 중력장의 영향을 벗어나려면 자신의 중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값만큼의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우주 발사체 혹은 로켓이 상공으로 솟구치기 위해서는 이만한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연료의 연소가 있어야 한다.
만유인력의 가장 큰 특징은 중력이 두 물체 간에 떨어진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물리량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경우를 물리학에서는 역제곱의 법칙(inverse square law)이라고 부른다. 뉴턴은 ‘수학 원론(Principia Mathematica)’ 책에서 행성이 거리의 역제곱에 비례하는 힘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케플러의 세 가지 법칙을 유도하였다. 또한 힘이 정확하게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면 그 궤도는 닫힌 궤도임을 쉽게 보일 수 있었다.
만유인력이란 질량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물체에 보편적으로 이 힘이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모든 물체에 힘이 작용한다는 전제는 지구나 태양 같은 거대 중량의 물체뿐만 아니라 원자, 전자 같은 미소한 중량의 물체 즉 입자에도 적용된다는 생각이 현대 과학에서 적용되었다. 원자들 간에 잡아당기는 힘이 존재하니까 고체나 액체 상태가 가능하다고 보았고 이를 원자 간에 화학결합을 이루는 결합력이라고 생각하였다. 강력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는 물질을 우리는 영어로 본드(bond)라고 하는데 결합이라는 말은 이를 번역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에 끌리는 힘을 우리는 매력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힘이 작용하는지는 모르겠고, 아마도 심리적인 영향이 아닐까 한다. 우리 같은 일반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나 트로트 가수 혹은 연예인에 끌려 열광하는 것을 팬심 때문이라고 하듯이 다분히 자기가 그 연예인에 끌리는 감정적인 매력이 존재한다고 본다.
뉴턴의 중력이론인 만유인력의 법칙은 200년 이상 아무런 의심 없이 천상과 지상계를 지배하는 법칙으로 받아들여졌다. 만유인력은 천체 운동을 지배하는 근원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즉 중력)을 주었지만, 그 중력이 왜(why) 그리고 어떻게(how) 작용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는 못하였다. 이론이 가진 내적인 문제 말고도 실제 관측 결과도 만유인력의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었다. 행성은 태양을 하나의 초점으로 하는 타원형 궤도를 돌기 때문에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이 있는데, 이를 근일점이라고 한다. 만약 태양과 행성 사이에 만유인력처럼 힘이 정확하게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면 그 궤도는 닫힌 궤도이고 행성의 근일점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관측에 의하면 수성의 근일점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이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를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일반상대성이론으로 해결하였다. 아인슈타인은 1915년 완성한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만유인력의 이론적, 실험적 한계를 모두 해결하였다고 한다. 그의 이론에서는 중력을 시공간 기하의 휘어짐으로 설명한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을 담은 자신의 장(場, field)에 관한 방정식을 완성하기 일주일 전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신의 새로운 중력이론이 수성의 근일점 이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고, 그 결과는 놀랍게도 실제 관측 결과와 정확하게 일치하였다. 그 이후 현재까지 이론물리학자들에 의해 중력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