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집적회로(very large scale integration circuit)를 시작으로 전자 및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전자부품과 전자기기가 소형화 및 경량화되어 왔다. 이런 기기의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전지도 소형이면서 고용량, 고출력이 요구되었다. 리튬 일차전지는 고에너지 밀도 전지로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전지이다. 리튬 일차전지는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이 시작되었고, 1970년대 일본에서 민수용으로, 미국에서는 주로 군수용을 중심으로 실용화되었다. 리튬 일차전지는 리튬 금속을 음극활물질로 사용하고, 비수계 전해액을 사용하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200 Wh/kg 이상의 고에너지 밀도, -40 ~ +70 oC의 넓은 작동 온도 범위, 우수한 장기 보존성이 자랑이다.
현재 리튬 일차전지로는 불화탄소 리튬전지, 이산화망간 리튬전지, 이산화황 리튬전지, 염화티오닐 리튬전지 등이 실용화되었다. 지금까지 실용화된 양극활물질로는 금속 할로겐화물, 산화물, 황화물 등 다수의 물질이 사용되고 있고, 음극활물질인 리튬이 물과 격렬히 반응하므로 전해질로는 비수계(非水界)의 전해액을 사용하여야 한다. 전해질로는 LiClO4, LiPF6 등을 카보네이트(carbonate) 계열의 혼합 용매에 용해시킨 유기 전해액을 주로 사용한다. 개발 초기에는 이론적으로 고에너지 밀도가 기대되는 불화 구리, 불화 니켈 등의 양극활물질이 유기 전해액에 용해되는 보존 특성의 악화로 실용화에 필요한 제조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일본에서 양극활물질로 불화탄소를 이용한 리튬 일차전지를 상용화하였으며, 곧이어 이산화망간을 양극활물질로 하는 리튬 일차전지가 개발되었다. 미국에서는 SO2, SOCl2, SO2Cl2를 전해액과 겸한 양극활물질로 사용하는 리튬 일차전지가 군용 등의 특수용도를 중심으로 실용화되었다.
전해질 용액의 용매로서 물 대신 유기용매를 사용할 경우, H/H+ 쌍보다 훨씬 더 양성을 갖는 리튬과 같은 금속들을 Zn 아말감, Pb 및 Cd 등의 음극 대신으로 대체시킬 수 있다. 알칼리금속과 알칼리토금속에 대해 환원되지 않는 유기용매 속에서 실험이 이루어졌다. 이들 금속 중에서 리튬을 음극으로 하고 어떤 액체나 고체를 양극으로 하여 구성된 전지는 매우 높고 넓은 전위 영역(3.9 ~ 1.5 V)을 가지며 넓은 온도 범위에서 고에너지 밀도와 고출력 밀도를 갖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1960년대 초기에 미국에서부터 리튬이온전지에 대한 개발이 시작되었다. 현재에는 세계 각국에서, 특히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군사용, 우주과학용, 인체공학용, 전기자동차용, 전자공학용, 기타 상업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리튬이온전지 개발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이론적 에너지는 3.6V에서 1.46 Wh/g이며, 현재에는 100mAh로부터 15,000Ah까지의 용량을 가지는 다양한 크기의 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1.50 V 정도의 전위를 갖는 Li/CuS, Li/CuO 및 Li/FeS2 전지 등은 대부분이 전자시계, 계산기, 카메라 그리고 CMOS 소자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3.0 V 정도의 전위를 갖는 Li/MnO2 등의 리튬 일차전지는 가볍고 높은 전압을 요구하며 보존수명이 긴 전지를 필요로 하는 군사용, 우주과학용 및 인체공학 실험용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리튬 일차전지는 양극활물질의 종류에 따라 전지 특성이 차이가 있다. 다음 표에 각종 리튬 일차전지의 구성 물질, 공칭전압 및 화학반응식을 정리하였다. 그 뒤에 대표적인 리튬 일차전지를 몇 가지 소개하기로 한다.
가. 이산화망간 리튬 일차전지
Li/MnO2 전지는 안전하고, 저가이며, 수명이 길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소비자용 전지로 개발되었으며, 현재 코인(coin) 형에서 원통형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로 생산되어 소비자용 리튬전지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산화망간은 오랫동안 알칼리 망간전지의 양극활물질로 사용되어 리튬전지 개발 초기부터 주목을 받아왔으나 전지 제조 후 전지 용량의 감소와 가스 발생의 문제가 있어서 1970년대 후반 일본 연구 결과 발표 이전까지는 리튬전지로는 사용하지 못했다. 일본의 연구진은 전해이산화망간(Electrolytic Manganese Dioxide; EMD)을 열처리하면 리튬전지에 사용할 수 있으며, Li/MnO2 전지의 방전 반응을 MnO2 결정격자 내에 Li+ 이온의 확산 과정으로 설명하였다.
xLi+ + e- + Mn+4O2 → LixMn+3O2
위 식에 의하면 Li/MnO2 전지의 방전 성능은 MnO2의 결정구조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γ․β-MnO2의 결정구조를 가지는 MnO2가 리튬전지에 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γ․β-MnO2는 EMD를 300~400oC 범위에서 열처리하면 얻어진다고 발표되었으나 온도와 시간에 대한 상세한 조건은 밝혀진 바 없다. Li/MnO2 전지의 양극은 열처리한 MnO2에 도전체와 결합재를 혼합하여 제조하며 MnO2의 종류, 함량 및 결합재의 함량에 따라 전지의 성능이 영향을 받는다. 전해액으로는 주로 PC(Propylene Carbonate)/DME(Di Methyl Ethanol) 혼합 용매에 LiClO4를 용해시킨 것을 사용하며, 종류가 다른 전해액을 사용함에 따라 온도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전해액은 전지의 저장 성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불순물의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정제에 유의해야 한다. 전지의 품목은 C, AA, 2/3A 사이즈에 해당하는 원통형과 코인 등 수십 종이 있다. Li/MnO2 전지의 용도로 전자계산기, 전자시계, 카메라, 컴퓨터 메모리 백업용 등이 있다.
나. 불화탄소 리튬 일차전지
Li/(CFx)n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소비자용 전지로 1970년대 일본에서 개발되었으며 Li/MnO2 전지와 함께 소비자용 리튬전지 시장을 대략 양분하고 있다. 양극활물질인 불화탄소는 Carbon이나 Graphite를 불소 가스와 반응시켜 제조하며, x 값이 1.0 근처의 불화탄소가 전지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불화탄소는 유기 전해액에 용해되지 않으며 화학당량이 작고 방전 반응 후에 전도성이 좋은 탄소가 생성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크고 방전 특성이 우수한 전지를 제조할 수 있다. Li/(CFx)n 전지의 방전 반응은 다음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양극 반응: xLi → xLi+ + xe-
음극 반응: CFx + xe- → xC + xF-
전체 반응: xLi + CFx → xLiF + xC
실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살펴보면, 용매화된 Li+ 이온이 CFx의 층상 구조 내에 침투하여 C(LiF)x․yS라는 ternary complex를 형성하는 경로를 통해 전극반응이 진행되며, 이어서 화학반응을 통해 탄소와 LiF로 분해된다. 즉,
CFx + xLi + yS → C(LiF)x․yS
C(LiF)x․yS → C + xLiF + yS
이 전기화학반응에서 특이한 점은 유기용매가 직접 반응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으로, 다른 전지 시스템과 비교하여 전해액의 선택이 방전 성능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Li/(CFx)n 전지의 양극은 불화탄소와 도전제, 결합재를 혼합하여 제조되며 불화탄소의 구조와 불화(fluorination) 정도에 따라 방전 성능이 달라진다. 전해액으로는 주로 LiBF4를 γ-Butyrolactone이나 PC(Propylene Carbonate)/DME(Di Methyl Ethanol) 혼합 용매에 용해시킨 것을 사용하고 있다.
다. 이산화황 리튬 일차전지
이 전지는 액체 양극형 전지이다. 미국에서 개발되어 고율 방전이 가능하고 고온 보존성이 양호하다. 이 전지 계는 액상 이산화황이 양극활물질과 전해액을 겸하기 때문에 양극은 단순히 활물질의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키는 active site를 제공하는 촉매작용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액상의 양극활물질이 음극인 리튬 전극과 직접 접촉되어 있으며, 방전 시 전기화학적 환원 반응은 양극으로 사용되는 탄소 전극의 기공(pore) 내에서 이루어진다. 양극 반응은 2SO2 + 2e- → S2O4-로, 리튬 음극과의 방전 반응 생성물은 Li2S2O4로 생각된다. 이 Li2S2O4가 양극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양극의 표면적에 의해서 방전용량이 좌우된다. 현재 개발된 전지는 나선형(spiral) 구조의 원통형이 주종이다. 카본 블랙(carbon black)과 결착제로 만든 양극과 리튬 음극, polypropylene 부직포로 만든 분리막(separator)을 spiral로 감은 다음 전지 용기에 넣는다. SO2 가스는 용질로 LiClO4를 사용하여 압입 시키거나, LiBr을 용질로 PC(Propylene Carbonate)나 ACN(Acetonitrile) 등의 혼합 용매에 용해시켜 전지 내에 주입한다.
라. 염화티오닐 리튬 일차전지
염화티오닐 리튬 일차전지(Li/SOCl2)는 Li/Oxyhalide 계통 전지의 하나로서 무공해 전지이고 그 환원 전위가 3.6 ~ 3.9 V 정도로 매우 넓은 전위 영역을 가지며, 특히 작동시킬 수 있는 온도 범위가 넓고(-40 ~ 300℃), 저장 수명(약 10년)이 긴 장점을 갖고 있다.
Li/Oxyhalide 전지는 전해질 용액 속에서 상당히 복잡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어서 반응 기구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SOCl2의 환원 반응이 다음과 같이 진행됨이 밝혀졌다.
2SOCl2 + 4e- → SO2 + S + 4Cl-
또한 환원 과정 중에 S2O와 SO 등의 여러 가지 중간체 물질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Oxyhalide가 환원될 때 생성되는 Cl- 이온이 용액 중의 Li+와 반응하여 LiCl이 생성되며, 이로 인하여 리튬 양극 또는 음극 표면에 강한 부동화가 일어난다. 실제로 LiAlCl4 용액을 사용하는 Li/SOCl2 및 Li/SO2Cl2 전지에서 직면하게 되는 분극 현상은 LiCl과 같은 물질들의 부동화와 이로 인한 탄소 음극의 비활성을 들 수 있다. 반면에 리튬 양극에 형성된 부동화 막은 고체 전해질 경계면(Solid Electrolyte Interface; SEI)을 형성하게 되고, 이것은 SOCl2의 자발적 반응을 저지함으로써 저장 수명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분극 현상은 전압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고 높은 온도에서 리튬전지를 보존하고자 할 때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Li/SOCl2 전지에서 부동화 현상을 조절하거나 제거하기 위하여 전해질을 바꾸거나 부동화 막을 다시 녹일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비수(非水) 용매를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했으며, 또한 리튬을 함유하지 않는 전해질을 사용함으로써 LiCl의 생성을 억제하였다.
Li/oxyhalide 전지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전해질은 LiAlCl4이다. LiAlCl4는 SOCl2, SO2Cl2와 같은 oxyhalide 용매에 잘 녹는다. 이들 전해액은 매우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지며 리튬전지에 널리 이용되어 왔다. 리튬전지에 사용하는 SOCl2 용매에 존재하는 불순물에 의해 전극반응이 달라지며 전지의 활동도가 떨어진다. SOCl2의 전기화학적 환원은 음극 표면에서 일어나며, 음극 물질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다. 음극의 방전 반응에 대한 전지의 반응속도는 SOCl2의 환원반응 결과로, 음극에서의 막의 생성 때문에 다소 느려진다. 또한 사용하는 전해질 염의 순도 및 전해질 용액의 농도에 따라 리튬전지의 거동이 다르다.
Li/SOCl2 전지는 SOCl2의 용융점이 낮아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높은 전지 효율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20℃에서 전지 효율은 실온에 비해 약 68%를 나타내며, 이는 Ni-Cd 전지보다 높은 전지 효율이며, 반면에 20℃ 이상에서는 비슷한 효율을 나타내며 40℃ 이상에서는 오히려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촉매가 첨가된 경우, SOCl2의 환원 전류는 촉매가 첨가하지 않는 경우보다 증가되며, 환원 전위는 양(+) 전위 방향으로 이동되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