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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 올리빈 구조 양극활물질

by 포레스트 강

20여 년 전의 노트북 컴퓨터 발화사고와 최근에 전기자동차 발화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전지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전지에 사용되는 소재에 대한 개선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안전성이 높은 전극 재료의 사용, 난연 전해액의 적용, 세라믹 복합재를 분리막으로 적용하는 등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 향상을 위한 기술의 도입에는 전지의 성능 저하 또는 제조단가 상승이라는 문제를 동시에 가져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주로 사용되는 양극 재료인 LCO(LiCoO2) 등의 경우 높은 용량 및 우수한 수명 특성을 나타내고 있으나 코발트(Co)의 안전성이 다소 낮은 점과 높은 가격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1997년경 발표된 올리빈(olivine) 구조를 지니는 LiFePO4(일명 LFP) 양극 재료가 주목받게 되었는데 인산염으로 인한 P-O의 높은 결합력으로 인하여 비정상 거동 시에 산소의 탈리가 억제되어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LiFePO4는 전이원소로 철(Fe)을 사용하여 가격이 싸고, 올리빈 상(相)이 구조적으로 안정하다는 특성으로 인해 차세대 양극활물질로 각광을 받아 왔다. LFP 물질은 고온에서의 수명 특성이 우수하다는 점과 철의 낮은 원료 가격으로 점차 많이 주목받게 되며 중국의 업체를 중심으로 상용화된 전지에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올리빈 구조를 지닌 LiFePO4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인 구조로 인해 수백 사이클이 지나도 용량의 감소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LiFePO4는 Fe3+/Fe2+간의 산화∙환원 반응에 기인한 3.45V의 평탄(plateau) 전압 영역을 가지며, 170mAh/g의 이론 용량을 가지고 있다. 또한 540Wh/kg의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어 기존에 상용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LiCoO2(500Wh/kg)보다 높다. LiFePO4는 철(Fe)을 중심 금속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독성과 흡수성이 없는 친환경 재료이나, 전자전도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LiFePO4 양극 재료의 방전전압이 기존의 양극 재료보다 0.5V 이상 낮은 3.4V이어서 전지의 작동 전압 역시 낮아지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3.7~3.8V 리튬이온 이차전지에 비하여 낮은 작동 전압인 3.2V 부근에서 약 20% 정도 에너지밀도가 낮다. 이는 고에너지 밀도를 추구하는 전지 시장에 있어서 치명적인 문제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전지 시장이 고용량보다도 고안전성 및 저가격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LFP의 채용이 늘어가고 있다. 인산염계 활물질은 낮은 작동 전압 이외에도 아직 다른 약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

약점의 첫 번째는 낮은 전기전도도이다. LiFePO4의 전기전도도는 약 10의 -9승 S/cm 범위로 LiCoO2(10의 -2~3승 S/cm), LiNiO2(10의 -5~6승 S/cm), LiMn2O4(~10의 -5승 S/cm)와 비교해 매우 낮은 수준이며 따라서 방전 시 굉장히 낮은 전류밀도 하에서만 이론적 방전용량을 나타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도전제로 흔히 사용되는 탄소를 LiFePO4 입자 표면에 코팅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표면 탄소 코팅 방법에 따라 활물질의 전기전도도가 10의 -5~6승 S/cm 정도로 향상되는 것이 보고되었다. 이같이 낮은 전기전도도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가 코팅된 형태로 LiFePO4를 제조하는 방법은 특히, 탄소를 이용한 환원방법(carbothermal reduction)으로 제조하는 경우 2가의 Fe 대신에 전구체를 더욱 저렴한 3가의 Fe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함께 가져오게 되었다.

약점의 두 번째로는 LiFePO4 내부에서 리튬 이온의 확산 속도가 매우 느려서 속도 특성이 나쁘다. 따라서 입자의 크기를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매우 작게 만들어서 느린 확산 속도를 극복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는 탄소 입자가 코팅된 형태로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입자로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인 제조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LiFePO4의 Fe 산화수가 2가인데 공기 중에서 3가의 Fe가 안정해서 공기 중에서 합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환원 분위기에서 제조하여야 한다. Fe가 다른 전이원소와 비교하여 매우 낮은 가격이지만 환원 분위기에서 제조하면서 공정비용이 증가하여 기대만큼의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입자 형상 및 산화수의 조정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재연성 있는 물성을 얻기 위한 공정의 확립에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여서 생산량 증가에 따라 공정의 안정화와 공정비용 개선 효과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점차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올리빈 구조를 지니면서 작동 전압이 더 높은 재료에 대한 개발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에 LiMnPO4의 인산염들이 주목받게 되었다. LiMnPO4의 경우에는 작동 전압이 4.1V 부근으로 기존의 양극 재료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약간 높은 전압을 나타낸다. 이에 LiMnPO4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LiFePO4에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낮은 전기 전도성 및 이온전도성의 문제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리튬과의 반응 특성이 LiFePO4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여 매우 열악한 성능을 발현하고 있다. LiFePO4의 경우 나노 크기의 입자로 합성되어 리튬 이온의 전달 경로를 짧게 하여 낮은 이온전도성을 해결하였으며 탄소를 코팅하거나 복합재료를 제조하여 전기 전도성을 향상하게 되면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현할 수 있게 되었다. LiMnPO4의 경우 sol-gel 법을 이용하여 작은 크기의 입자를 형성하거나 탄소와의 복합재료를 형성하는 것 이외에도 Fe와 고용체를 형성하여 낮은 리튬의 이동성을 향상하려는 연구도 진행되었다. 그러나 Fe와 Mn의 반응전압 차이가 커서 실제 적용은 곤란하다고 판단되고 있다. 여하튼 LiMnPO4는 적절한 이론 용량과 반응전압을 지니고 있어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판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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