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음극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의 요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요건들만 지적하면 첫째 금속 리튬의 표준 전극전위에 근접한 전위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부피당,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높아야 하며 뛰어난 사이클 안정성과 높은 쿨롱 효율을 보여야 한다. 높은 쿨롱 효율이란 여러 번의 충∙방전 사이클을 경험하여도 효율 즉 전기용량이 초기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또한 고속 충∙방전에 견딜 수 있도록 속도 특성도 우수해야 하고 전지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음극 재료로 리튬 금속이 3,860mAh/g의 이론용량을 가져 에너지 밀도 면에서 가장 우수하기는 하지만 리튬 금속은 유기 전해액 내에서 열역학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러한 리튬의 불안정성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 생성되는 수지상(dendrite)은 전지의 사이클 효율을 떨어뜨리고 사이클이 거듭됨에 따라 안정성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금속 리튬 전극의 낮은 충∙방 효율과 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대안들이 제기되었으며 탄소 재료와 합금계 음극 재료의 가능성이 보고되었다. 여러 대안 중에서 흑연계 음극 재료가 작은 용량에 PC(propylene carbonate) 계 전해질을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우수한 물성으로 인하여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무질서한 구조를 갖는 탄소 재료인 하드 카본이나 소프트 카본은 흑연에 비해 높은 단위 질량당의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가격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초기 충전 후 용량이 그 뒤의 충전 시의 용량과 차이가 크게 나고 부피당 용량이 적은 단점을 지니고 있다. 현재의 기술로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음극으로 안전성 등의 이유로 리튬 금속을 사용할 수 없어서 리튬의 환원전위 근처에서 용량이 발현되는 탄소 재료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음극 재료로 탄소 재료가 사용하게 된 데에는 흑연 층간 삽입 화합물(graphite intercalation compounds, GIC) 연구가 1800년대부터 이미 진행되었기에 가능하였다. 탄소 음극 재료의 다양한 화학적 혹은 물리적 처리 방법 개발에 따라 전기화학적 특성이 계속 개량되고 있다. 흑연의 실용적인 용량이 350mAh/g(LiC6의 이론용량 = 372mAh/g)이지만, 최근에는 450mAh/g의 가역 용량을 갖는 탄소 재료가 보고되고 있으나 효율 및 수명 등의 물성이 뒤처지게 되어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하였다.
탄소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음극 재료의 개발도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것들은 크게 리튬의 합금재료와 전이원소의 산화물, 질화물, 인화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러한 음극활물질은 탄소 재료에 비해 높은 용량과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리튬 합금은 오래전부터 음극 재료로 연구되었다. 그러나 충∙방전 시의 부피 변화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전극 물질에 응력이 가해지고 입자의 파괴 현상이 일어나 사이클 수명이 열등하게 나타난다. 합금 입자의 크기를 작게 함으로써 입자 파괴에 대한 내성을 증진할 수 있으나 특성 향상이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전기화학적으로 활성인 금속 입자를 비활성 금속의 버퍼 매트릭스 (buffer matrix) 내에 분산시킨 복합재료가 제시되고 있다. 질화물인 Li3-xCoxN은 가역 용량이 600mAh/g 이상으로 크고 안정하여 음극 재료로 유망하다고 보고되었으나 습도에 매우 민감하여 대량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코발트(Co) 이외의 다른 리튬 전이금속 질화물의 전기화학적 특성은 열등하다.
일본의 후지(Fuji) 사가 1990년대 개발한 비정질 주석 복합 산화물(ATCO, amorphous tin-based composite oxide)은 흑연의 2배의 용량을 갖는다. 최초 충전 시에 리튬에 의하여 비가역적으로 ATCO의 분해가 일어나 리튬 산화물인 lithia(Li2O)와 금속의 주석(Sn)이 생성된다. 이후 사이클에 의하여 리튬 산화물 매트릭스 내에서 나노 크기를 갖는 리튬-주석의 합금 반응이 가역적으로 일어난다. 그러나 ATCO를 이용한 리튬이온전지는 상업화되지 못했는데, 이는 사이클 수명의 문제와 최초 충전 시에 발생하는 비가역 반응으로 인한 비가역적 용량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버퍼 매트릭스 개념을 이용한 또 다른 시도로 활성인 주석(Sn) 입자를 비활성인 SnFe3C의 입계면(grain boundary에 석출 시킨 복합재료가 제시되었다. 이 재료는 수 백회의 사이클을 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으나 용량은 상대적으로 낮아서 기대효과가 크지 않았다.
최근 전이금속 산화물인 MO(M = Co, Ni, Fe, Cu, Mn) 산화물이 음극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M은 리튬과 합금을 형성하지 않는 금속원소로 전이원소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존의 탄소 재료보다 2~3배 용량이 크고 100회 이상 충∙방전해도 용량이 유지된다. 산화물 MO에 리튬이 삽입될 때 금속 M의 나노입자와 Li2O이 형성되고, 계속되는 충∙방전에 의해 Li2O는 가역적으로 생성과 분해를 반복한다. 초기 MO 산화물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반응성이 좋아진다고 보고되었다. 그러나 음극으로 사용하기에는 반응전압이 리튬 대비 2V 부근으로 너무 높아서 전지 제조 시의 작동 전압이 너무 감소하게 되므로 높은 용량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는 기존의 전지와 비교하여 장점을 갖지 못한다. 또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야 하는 Li2O와 금속 M이 응집되어 반응성을 점차 잃게 되며 또한 충∙방전 중의 부피 변화가 커서 전극 내의 입자 간 접촉도 저하되어 수명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또한 초기에 비가역 반응이 크게 발생하여 효율이 낮은 문제점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와의 복합재로 사용하여 수명이나 속도 특성을 개선하거나 금속을 일부 첨가하여 효율을 높이는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