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는 입자(물체)와 파동의 개념에 혼란을 일으킬 만큼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감각으로 느끼는 물리적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고전물리학은 입자와 파동을 서로 다른 실체로 다루어 왔다. 19세기말에 과학자들은 빛과 전기를 둘러싼 현상, 즉 광전효과를 기존의 물리학적인 시각으로 설명하기에 무언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헤르츠(Heinrich Hertz, 1857~1894)는 전자기파 발생 실험 도중에 전자파 발생기의 한쪽 금속 공에 자외선을 쪼여주면 전자기파 발생이 훨씬 잘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발견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계속 연구한 결과, 쪼여주는 빛의 주파수가 충분히 크면 전자가 방출되는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현상을 광전효과(photoelectron effect)라고 하며, 이때 방출되는 전자를 광전자(photoelectron)라고 한다. 다음과 같은 실험 장치를 통하여 광전효과를 관찰할 수 있다. 아래의 설명은 오늘날의 과학 지식으로 현상을 해석한 것이다.
광전효과 실험 장치
위 그림에서 진공으로 만든 석영관 안에는 두 개의 전극이 있다. 왼쪽 전극이 양(+), 오른쪽 전극이 음(-)이 되도록 직류인 전지(배터리)가 연결되어 있고 가변저항을 조절하여 두 전극 사이의 전압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전압계(V)를 달아 전압을 측정한다. 금속으로 된 양(+) 극판 위에 빛을 쪼여주면 빛을 받아서 나온 광전자 중 일부는 충분한 에너지를 가져서 음극 금속판이 음(-)으로 대전(帶電)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척력을 이기고 음극판에 도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전체 회로에 전류가 흐르고 있음을 전류계(A)로 측정할 수 있다. 가변저항을 작게 하면 두 전극 사이의 전압이 크게 걸리게 된다. 이 경우의 전자는 거센 물결을 헤엄쳐 오르는 연어와 같은 처지가 된다. 빛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은 전자들이 역방향의 큰 전기장을 이기지 못하면 음극에 도달하지 못하게 된다. 수 볼트 정도인 어떤 특정 전압까지 전압을 높이면, 음극에 도달하는 전자는 하나도 없고 전류는 0이 된다. 이 임계전압을 소멸전압이라고 부른다. 소멸전압은 광전자의 최대 운동에너지와 대응된다. 빛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금속에 흡수된 에너지는 각개의 전자에 모이게 되고 전자의 운동에너지로 다시 나타난다는 것이 고전물리학의 해석이었다. 그러나 다음 세 가지 실험 결과는 고전물리학으로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첫째, 빛이 금속에 도달하자마자 광전자가 방출된다. 둘째 같은 진동수에서 밝은 빛은 어두운 빛보다 더 많은 광전자를 방출하기는 하나, 전자의 에너지는 모두 같다. 셋째 빛의 주파수가 높을수록 광전자는 더 큰 에너지를 갖는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1905년에 이 광전효과의 문제를 새롭게 설명하는 이론을 발표하였다. 그는 빛 에너지가 전 파면(波面)에 퍼져 있지 않고 작은 입자(광자)에 집중되어 있다면 광전효과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는 주파수 ν(누)인 빛의 광자는 플랑크(Max Planck, 1858~1947)의 양자에너지(E = hν, 이 이퀄 하누)와 같은 에너지를 갖는다고 보았다.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로서 6.626 x (10의 –34승) J∙s로서 통상적으로 독일말로 ‘하’라고 읽는다. 아인슈타인은 아주 과감하게 고전물리학의 기존 이론을 파괴하였다. 독립된 양자 형태로 에너지가 빛에 전달될 뿐만 아니라, 빛 자신도 독립된 양자로 에너지를 실어 나른다고 생각하였다. 앞의 세 가지 실험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가설로 쉽게 설명된다. (1) 빛 에너지가 퍼져 있지 않고 광자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금속의 양(+)극에 있는 전자가 광자에 맞자마자 당구공처럼 튀어나와서 광전자 방출이 지연될 이유가 없다. (2) 주파수가 같은 광자는 같은 에너지를 가지므로 빛의 세기를 증가시키면 광전자의 수는 증가하지만, 그 에너지는 증가하지 않는다. (3) 빛의 주파수가 클수록 광자의 에너지는 커지고 따라서 광전자의 운동에너지도 커진다.
빛이 일련의 작은 에너지 덩어리인 광자(光子, photon)라는 입자로 전파된다는 관점은 빛에 관한 기존의 파동론에 위배(違背)된다. 입자론과 파동론, 이 두 관점 모두 실험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파동론은 입자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빛의 간섭과 회절 현상을 설명한다. 파동론에 의하면 빛은 파동 형태의 에너지를 연속적으로 퍼뜨리면서 파원으로부터 나온다. 입자론은 파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광전효과를 설명한다. 입자론에 의하면 빛은 각각 독립된 광자들로 이루어져 있고, 광자 하나의 에너지는 단일 전자에 의해서 흡수될 정도로 작다. 빛의 입자론적 묘사에도 불구하고, 광자의 에너지를 기술하기 위하여 양자 이론에서는 여전히 주파수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이 점이 빛이 입자로도 설명되고 파동으로도 설명되는 개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빛 알갱이를 영어로 photon, 우리말로 광자라고 표현했다. 물리학에서 아주 작은 입자를 표현할 때 어미에 –on을 붙인다. 우리말에는 ‘–자(子)’ 자(字)를 붙인다. 예를 들어, 음(-)의 전기를 띠는 최소 단위 입자를 electron, 우리말로 전자(電子)라고 부른다. 수소는 전자 하나를 갖고 있는데 양(+)의 전기를 띠는 수소의 원자핵을 proton, 우리말로 양성자(陽性子)라고 부른다. 전자와 질량과 전하의 양(量)이 같고 양(+)의 전하를 띠고 있는 미립자를 positron, 우리말로 양전자(陽電子)라고 부른다. 양성자와 양전자는 전하량은 +1.6x(10의 –19승) 쿨롱으로 같지만, 질량은 약 1,800배 차이가 난다. 물론 크기도 엄청나게 차이가 날 터이다. 그밖에 neutron, 우리말로 중성자(中性子)가 있다. 그밖에 phonon이라고 있는데, 미시세계에서는 입자는 파동성, 파동은 입자성을 보이니까, 고체를 통과하는 음파도 입자가 전달되는 것이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에 이르러서 그 입자 같은 존재를 우리는 phonon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는 음자(音子)라고 번역하기도 하지만, 그냥 포논이라고 부른다. 한편 대조되는 명명법으로 영어로는 harmonic oscillator를 우리말로는 조화진동자(調和振動子)라고 부른다. 조화운동이란 어떤 계가 평형상태를 중심으로 진동할 때 생기는 운동이다. 그 계는 용수철에 매달려 있는 물체이거나 액체 위에 떠 있는 물체일 수도 있고, 이원자 분자일 수도 있고, 결정격자(結晶格子) 안에 있는 원자일 수도 있으나, 물리적인 현상이나 수학적인 처리 과정은 서로 같은데 이를 조화진동자라고 한다.
우리는 빛의 파동론과 입자론 중에서 어떤 것을 믿어야 하는가? 어떤 이론이 새로운 실험 결과와 맞지 않음이 발견될 때마다 기존의 과학적 아이디어가 수정되거나 버려졌다. 이것이 바로 쿤(Thomas S. Kuhn, 1922~1996)이 설파한 패러다임 이론일 것이다. 빛의 본질을 논의할 때 처음으로 하나의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두 개의 다른 이론이 필요한 경우가 생겼다. 이 경우는 하나의 이론이 다른 이론의 근사가 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뉴턴 역학 사이의 관계와는 확연히 다르다. 양자역학 이론에서도 양자수가 커지는 극한에서 양자물리학이 고전물리학과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는 대응원리(correspondence principle)라는 명제가 있다. 빛의 파동론과 양자론 사이의 연결은 완전히 다른 그 무엇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빛은 파동처럼 전파되고, 일련의 입자처럼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내어놓는다. 빛은 이중의 특성 즉 양면성(duality)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빛의 본질을 설명하는 파동론과 입자론은 서로 보완적(complementary)이다. 각각의 이론만으로는 완전하지 않아서 특정 효과만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빛이 파동과 입자의 흐름일 수 있다는 표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당대에는 많이 있었다. 그 당시 완고한 과학자들이 다 죽은 다음에야 결국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빛의 양면성 이론이 확립되었다. 일상 경험으로는 가시화할 수는 없지만, 빛의 진정한 본질은 파동과 입자적 특성 모두를 포함한다.
광전효과의 역과정, 즉 움직이는 전자가 갖는 운동에너지의 전부 혹은 일부가 광자로 바뀔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이러한 역 광전효과는 실제로 발생할 뿐 아니라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의 업적이 있기 전에 이미 발견되었다. 1895년 독일의 뢴트겐(Wilhelm Roentgen, 1845~1923)은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를 금속판에 충돌시킬 때 투과력이 강한 복사선이 방출됨을 발견하였다. 당시에는 그 정체를 제대로 알 수 없어서 그는 이 복사선을 X선(X-ray)이라고 명명하였다.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아 X선이 빛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이 명백히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