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인생

둘째아이와 그의 엄마

by 자작 쉼터



13살 인생이란


일단 절망부터 시작한다.


학교 갈 생각에, 학원 갈 생각에


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바닥에 기어다니는 바퀴벌레를 본 것처럼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러다 마지막 교시엔 얼굴에 활기가 돈다.


그리고 학교가 끝나면 다시 학원 갈 생각에


또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럴 때만 엄마의 잔소리가 그립다.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면 또 얼굴이 일그러진다.


왜냐하면 난 13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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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살 인생


새벽 5시, 몸도 정신도 무겁지만 눈꺼풀은 저절로 떠지고
몸도 저절로 움직인다.


달그락달그락, 새벽 가족들이 깨지 않게 밥을 챙기고
출근 준비를 한다.


저절로 움직이는 몸과 다르게
생각은 바쁘다.


보험 납입 관련,
어제 내가 했던 불필요했던 말들,
점심 메뉴,


온갖 생각들이 떠다닌다.


생각이 있기 시작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온갖 생각들을 놓치지 않고 다 떠안고 살아가고 있다.


43년째, 더 이상 쌓아둘 곳이 없다.


그럼에도 버티는 것은

아이들과의 추억이 더 커서 괜찬다. 괜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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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의 자작시를 보며
귀엽다, 귀엽다고만 생각하였는데


나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나의 삶은 어떤가 하고 답시를 적어 보았다.
시 내용이 굉장히 우울하다.


아이와 맞교환은 하지 못할 것 같다.


나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밝은 모습만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 부담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나의 부정적인 영향이 아이들에게 혹 해를 입힐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지만 완벽한 엄마가 어디 있으며
완벽한 감정 조절이 어디 있는가......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나도 좀 솔직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