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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며

퇴직 후 삶을 그려보다.

by 북곰

지금 행복하다는 느낌이 없어서 미래를 꿈꿔본다. 퇴직하면 매일이 주말처럼 될 것이다. 그럼 과연 잘 살 수 있을까? '일이 없을 텐데....' 그럼 그것대로 힘든 날이지 않을까? 먼저 퇴직한 사람들을 본다면 처음은 등산도 하고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며 즐겁게 사는 것 같다가 어느 순간 심심하다고 갑자기 폭삭 늙어버린 모습들을 보여준다. 나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지금이야 눈앞에 일이 힘들어서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 외치고 있다만 과연 퇴직한다면 지금 수준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까? 당연 지금의 나는 불가하다. 모아놓은 돈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지금, 그리고 근 미래, 죽기 살기로 돈을 모아야 한다. 노후에 돈 걱정 없이 살려면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함부로 '퇴직' 말을 못 한다. 다만, 그러면 너무 인생이 재미없어서 여기서는 그냥 '유토피아'를 쓰고자 한다.





월요일 아침 7시에 기상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7시에 기상을 한다. 퇴직했지만 인생에서 퇴직한 것이 아니므로 나는 예전 일하던 것처럼 7시에 기상을 한다. 아침에 기지개를 켜며, "오늘 하루도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께 기도를 하며, 이부자리를 갤 것이다. 그리고 정수기로 가서 혈압약과 미온수 한잔을 마실 것이다. 아침뉴스를 틀고, 뉴스를 들으면서 근력운동을 할 것이다. 팔 굽혀 펴기 100개를 아침에 하는 것이다. 팔 굽혀 펴기 100개 하는 건 생각보다 시간 많이 소요 안된다. 적당히 빠르게 50개, 30개, 20개 하면 100개 한 세트 완성이다. 팔 굽혀 펴기를 마치고 양치를 하러 간다. 양치를 하고 수염이 보이면 면도를 하고, 세수를 한 후에 거실로 나온다. 양치를 하고 난 후지만 아침밥을 먹는다. 아침밥은 어제 구워놓은 고구마이거나 아니면 바나나일 것이다. 우유에 시리얼도 훌륭하다. 가볍게 아침을 먹고 뉴스를 듣다가 8시 30분에는 밖으로 나간다. 금요일까지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나는 도서관으로 출근을 할 것이다. 9시 도서관에 출근을 하면 직원들이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고 저 인간 또 왔네....'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볼 것이다.

그럼 나도 '껄껄껄~오늘도 즐거운 맘으로 책을 봐야지....'

한참 책을 보다가 그때 여유가 있다면 노트북을 하나 장만 했을 것이다. 소음 없는 키보드로 글을 쓸 것이다. 그때는 소설을 쓸 것 같다. 우리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브런치 식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 등 웹소설을 쓸 것 같다. 오전 내내 주인공이 깽판 치는 웹소설을 쓰고, 점심시간이 되면 도서관 인근을 걷다가 국밥집이나 제육덮밥 하는 집을 위주로 먹으러 갈 것 같다. 점심을 너무 든든하게는 말고 80% 채운다는 생각으로 적당히 먹고, 공원으로 갈 것이다.






공원을 한 바퀴 돌면 4킬로는 될 것이다. 천천히 공원을 걸으며 4계절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 점심식사 후, 공원 한 바퀴를 돈 후, 커피 전문점에서 가장 싼 커피 한잔을 들고 다시 도서관으로 갈 것이다. 도서관에서 오후 독서를 하거나, 혹 도서관이 아니라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오후 노래교실 수업이 있다면 열심히 들을 것이다. 노래 교실에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5시~6시에 집으로 퇴근할 것이다. 6시에 집으로 퇴근하면 팔 굽혀 펴기를 100개 정도 하고, 저녁을 적당히 먹고, 다시 공원으로 운동 겸 산책을 하러 갈 것이다. 산책을 마친 후 샤워를 할 것이다. 샤워를 끝낸 후 티브이 뉴스를 보거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보다가 9시나 10시쯤에 컴퓨터 게임을 할 것 같다. 그것을 한 2시간 정도 하다 12시에는 잠을 잘 것이다. 이게 평상시의 계획이다.






1달에 한 번은 취재를 하러 가고 싶다. 메모장을 들고 맛집 투어를 하고 싶다. 미슐랭 쓰리스타집부터 허름한 동네 골목 맛집까지 맛있는 집을 가보고, 맛보고, 그리고 그 느낌을 글로 적고 싶다. 다른 달에는 여행도 가고 싶다. 몸이 건강하고, 돈에 여유가 있다면 해외여행도 1년에 한두 번은 가고 싶다. 르네상스시대를 본다거나 그리스로마시대를 본다거나 7대 불가사리('불가사의'한데 나는 '불가사리'라고 함)를 본다거나 중세시대를 경험한다거나.... 여러 가지 테마를 스스로 만들어 여행을 하고 싶다. 해외여행을 가고 그 경험을 토대로 여행 수필을 쓰고 싶다. 뮤지컬도 보고 미술관도 다니고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사람들도 보고 싶다.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 중 친했던 사람이 있다면 만나서 술 한잔하고 싶다. 소고기도 먹고 회도 먹고 랍스터, 대게도 먹고 싶다. 가족들도 만나고 싶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몇 번 정도는 모임을 하며 얼굴을 보고 싶다. 아버지도 1달에 한 번은 찾아뵙고 맛있는 것 먹었으면 좋겠다. 전국 각지로 흩어진 친구들이 있다면 날을 정해서 하루하루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친구 돈으로 그 지역에 맛있는 것을 잔뜩 먹고 체험을 하고 싶다.






도서관이 쉬는 날이면 그 전날 밤새도록 영화를 본다던지 늦게까지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 그래도 아침, 점심, 저녁은 꼬박꼬박 먹을 것이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을 계속 꾸준히 할 것이다. 맛있는 것도 많이 찾아먹고 여행도 다니고, 좋은 사람들만 만나고 싶다. 어떤 날은 그냥 무작정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이유 없이 한 방향으로 걷고 싶다. 봉사활동도 하고 싶다. 3달에 하루는 장애인 복지회관에 급식지원을 한다거나, 1일 교사를 하는 등 정신적 물질적 기부를 하고 싶다.


이것 말고도 더 많은 것을 해봤으면 좋겠다. 뭔가를 새로 배우고 깨닫고 공자님 말씀처럼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그날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는 생각으로 이 세상을 행복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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