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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 한번 더 바라보기#2

우여곡절 성장기

by 포야와 소삼이

내 아이는 과연 어떤 아이일까..


첫째는 말을 참 일찍부터 잘했고, 감정표현이 풍부하다. 우리 부부가 하는 말을 잘 캐치해서 써먹기도 하고, 아이가 듣지 말아야할 말들도 듣고 기억하는지 우리를 당황하게 한 적도 많았다. 첫째는 자신을 바라바 주기를 바라고, 칭찬해주기를 바라며, 자신이 속해있는 게임의 이기는 사람은 늘 첫째이여야 했다. 누구보다도 지기를 싫어하고, 하루종일 칭찬을 먹고 사는 아이이다. '오구오구 스타일!'


둘째는 말을 잘 하지못하고, 감정표현이 서투르다. 항상 웃고 다니는게 매력이고 귀여움이 넘치지만 달리 다른 요구사항이 없어서 그런것 같았고, 툭 부딪히기만 하면 울음보가 금방 터진다. 사람과 눈을 잘 마주치질 않으며 젓가락질이나 손잡이가 없는 물컵을 잡는 행동이 불안하게 보인다. 말과 행동이 느리니 둘째 자신이 원하는 것도 우리 부부가 잘 캐치해내질 못했다. 둘째는 배변도 아직 서툴렀다.


부모는 사랑을 주는 일에는 누구나 익숙하다. 항상 칭찬해주고, 집에서 가르쳐주고, 훈육도 하고 매끼를 챙겨주면서 아이들이 일상생활에 도움을 준다. 책을 읽어주면서 상상력을 늘려주고, 놀이활동을 통해 행동영역을 늘려주기도 한다.


누구나 익숙한 일의 방향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다 비슷한 환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부부처럼 성향이 정반대인 아이들도 있고, 가르치는 방향과 우선순위가 매일매일 달랐다.


둘째때문에 아이를 보는 관찰력(?)이랄까 겉모습만 아니라 어떤 생각을 가진 아이인지 눈여겨 보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은 생각을 표출해내는 뇌의 활동이 활발해야한다. 하나를 알면 열을 안다고 생각이 팍팍 늘어 '이런생각까지 하는구나'하는 아이도 있고, 호기심을 줄 만한 자극 조차도 받기만하고 열린생각을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원인불명의 언어지연으로 도무지 생각을 알기 어려운 둘째를 보면 단순하고 순박한 아이의 모습이 항상 보인다. 직관적이고, 하고싶은걸 하려고 하고,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고, 재미있다 또는 없다의 기준이 모호하여 나중에 기억할 의미가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생각나는데로 하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도 사회생활을 하여야 한다.


사회생활은 어른의 직장생활을 말하기도 하지만 아이들도 부모,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생활에서의 '눈치' 라는게 필요하다. 다른사람이라는 인식, 내가 하는 행동을 가족이 아닌 모르는 사람이 보고있다는 인식이 항상 생활속에 같이 작용한다는 생각을 하여야 한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에가면서 선생님과 친구의 의미가 생기고, 선생님은 내가 배워야할 사람으로, 친구는 나와 같이 놀아주는 사람으로 사회생활의 범위가 생긴다. 학원, 놀이터 등을 다니면서 친구의 영역이 확대되고 아이의 생각범주가 점점 넓어짐을 인지하고 '눈치껏' 행동한다.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를 통해 '감사합니다' 또는 '너랑 놀기 싫어' '너랑 계속 놀고싶어''우리집에 놀러와' 같이 다양한 생각이 생성된다.


이와같은 '눈치'는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형성된다고 생각하다. 눈을 봐야 상대방의 감정을 알고, 의도를 파악하고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게된다. 마트에서 점원이나 계산하는 분, 학원 선생님, 산책길에 보이는 동네 주민분들, 경비원 선생님들 등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의 눈을 보고 사회성이 생긴다. 얼굴에 다 써있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리라.


누구나 보편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기본적인 인지를 하고있지만 우리 둘째는 그러질 못했다. 한가지 둘째가 인지를 하고 있는 사항은 '나는 같은 또래의 친구들보다 말은 못하는구나' 일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남보다 말을 못하면 내 생각을 말할 수 없고, 사고방식을 공유할 수 없으며 서로의 다양한 생각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혼자서 놀기도 할꺼고, 같이 놀자고 해도 금방 다른데로 가버리거나 함께하는 즐거움을 훨씬 느끼질 못할 것이다. 최고의 선생님은 부모이다라는 말은 있지만 가정환경 외의 좋은 사회생활을 둘째는 적응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집에서 그렇게 뛰어논다는 생각도 든다. 누나는 매번 놀 상대가 아니라고 하지만 첫째가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한편으로는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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