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조심하면 안 되는 세상
'코로나' 나한테도 오긴 오는구나
이 세상 저세상 좋은 마스크 다 갖다 써도
말할 때 숨이 차도 꾹 참고 돌아다녀도
학습지 샘이 확진일 줄이야
빵집 옆 식탁의 사람이 확진일 줄이야
학원 친구, 학교 친구, 직장 동료가 확진일 줄이야
널리 퍼져있고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하지만
가족 모두 검사를 받게 될 줄이야
정말 가까이 왔구나
오랫동안 봐왔지만 이제야 내 곁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첫눈을 오래 기다린 것처럼 반가움은 없는데
어제 만났던 친구를 오늘도 만난 것처럼 익숙함은 드는 건 왜 일까..
백신을 맞고도 돌파하는 '코로나' 너는
이 세상에 작정하고 살려는 것이냐..
이 세상에 네가 가진 그 쓸데없는 능력을 다 보여주고 돌아가려는 것이냐..
모름지기 일면식도 없이 찾아왔으면서
무얼 그렇게 떠들썩거리게 만들고 이제는 당연한 듯 널 끌어안고 살아야 하는 것처럼
집, 식당, 직장 언제 어디서나 대화거리를 만들고, 널 위한 마스크가 매일 신는 양말처럼 하나가 되고,
널 위한 인증이 그렇게도 좋았더냐.. 다들 너한테 전화하고 QR 체크하고 그렇게 관종이더냐..
이 세상 우리 부족에 눌러앉을 거라면
먼저 니 자기소개하고, 장단점 이야기하고 차만 한잔 마시고 가라 이제
차라리 건강한 사람하고 어울리다가 친한 척만 하다 가라
왜 애들 엄마 사돈에 팔촌까지 건드려.. 우리도 잘 모르는 사람들인데..
왜 아프고 약한 어르신까지 건드려.. 우리 엄마 아빠인데..
너도 다 사정이 있겠지.. 네가 아픔을 주는 이유가 있겠지..
나랑 이야기하자 대화로 먼저 풀어야지.. 2년 가까이 전 세계 다니면서 마일리지 쌓지 말고
나까지만 해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