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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야와 소삼이 Dec 21. 2021

그토록 원했던 대학 교직원 퇴사#2

궁금증 유발

그토록 원했던 대학 교직원 퇴사#2

생각보다 퇴사의 벽은 상당히 강력했다. 


난 오랫동안 꿈이 있고, 미래를 위한 목표가 있었다.

둘째 아이에 대한 치료가 가장 크지만 이곳저곳 다니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했고, 커가는 아이들을 내가 돌보고 케어하면서 시간을 많이 갖고 싶었다. 

그러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몇 가지 것들을 실천하려고 하는데


직장에서는 다 그렇겠지만 나의 주요 퇴직사유는 업무 불만족, 예측 불가능한 주말출근, 삶과 일의 불규칙 그중에 제일 큰 것은 업무 부담감(책임감)이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다 아는 현실적인 문제인데 왜 난 이런 문제들로 고민하고 결정하게 된 것에 '이직'이라면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집안일 신경 안 쓰고 아빠가 회사일 열심히 해서 승진하고 월급 많이 받아서 가정에 보탬이 되기만 하면 되는 건가. 지금은 다른 세상인데 아주 많이 변화했다. 


어느 회사나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일할 사람이 필요한데 회사 경영방침 상 인재 채용이 덜 되고 있다는 건 마찬가지, 그리고 코로나에 따른 경영악화로 또는 기타의 사유로 인해 월급 동결도 마찬가지이다. 이 두 가지만 보면 승진해도 내 업무 해줄 사람 없어서 업무 분담될 일도 없고, 월급 동결이라서 늘어나지도 않는다. 지금은 완전 다른 세상이다. 


월급 외 다른 재테크 수입(주식, 부동산 등)을 얻으려는 젊은 사람들이 대다수고, 직장생활을 아주 오래 하신 분들은 그동안의 상향된 월급이 축적되어 부동산으로 노후를 마련해놓은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돌아와서, 어차피 일 많아지고, 부담만 쌓이고, 아이를 위한 시간을 갖고 병원도 다니고 하려면 다들 일도 해보고 경험하면서 전문직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퇴사의 벽은 상당히 강력했다.

면담이 시작되었다. 소문이 빠른 이곳은 나의 소식이 신문 1면 기사처럼 빠르게 스캔, 복사돼서 퍼져나갔고, 건물 뒤쪽에서 주로 면담이 이루어졌다. 


"가려는 곳은 어딘데?"

"부장님께 이야기해서 사정을 말씀드려 보지 그래?" 

"저번에 다른 곳 안보 내줘서 나가려는 거야?""왜 퇴사를 하려는 거야?"

"그 이유 좀 들어보자"

"그래도 돈이 중요하지 않아?"

"여태껏 적금은 어떡하려고?"

"거기 페이는 좋대? 연금도 있나?"

"부서 동료 어떻게 일하라고 사람도 안 뽑아줄 텐데.. 정말 나가는 거야? 결정했어?"

"아내도 동의한대?"


내가 이런 말들이었으면 아무 생각 없이 결정에 따르려는데


"이렇게 고생해놓고 다른 일 하나도 안 해보고.. 우리(동기)가 너무 미안하다. 우리(동기)가 이야기해줄게"

"힘들게 일한 거 다 아는데 왜 마음 변할 때까지 안 알아주고, 아휴 내가 말해줘야겠다"

"무언가 목표가 있으면 난 항상 응원한다. 그런데 휴직은 어떨까..?"


나만 알고 있던 힘듦을 내 친구들은 알고 있었구나..

동기들 중에서도 나이가 조금 많아서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없었는데 다들 알고 있었어..


사실 다른 학교로 이직에 대한 합격을 받아둔 터라 처음엔 그래그래 하면서 넘겼었다. 

윗분들(팀장, 부장) 다 상담해도 그래도 가겠다 하면서 넘겼었다.

면담도 그 후로 상당히 많았고, 왜 나를 붙잡으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메시지가 많이 전송되었다. 

친하지 않았던 직원, 1년에 몇 통화 할까 말까 한 직원뿐만 아니라 학교 여기저기 협조를 위해 다녀보면 나를 보는 시선들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인사팀 내부에서도 주 안건이 되었나 보다. 




"나랑 점심한 번 같이 먹어요"

"예"


그래 점심식사 몇 번은 해야겠지 하면서 간 식사자리... 인생 전환점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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