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놓지 못할까?

정서적 미련 3

by 감상

연애심리 관련 개발자로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별 후에도 상대와 연락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된다.


A는 이별 후에도 상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그냥 친구로 지내는 거야. 아직 좋은 감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게 꼭 미련은 아니야." 하지만 밤이 되거나 문득 외로워지는 순간이 오면 핸드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답장을 기다렸다.


B는 몇 번이고 연락을 끊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사람이 보낸 "잘 지내?"라는 짧은 메시지에 결국 다시 답장을 했다. "나도 잘 지내." 메시지를 보내고 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지만, 오히려 그날 밤 더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C는 상대가 먼저 연락을 해오는 게 싫지 않았다. "내가 미련이 남은 건 아니야. 그냥 편한 사이로 남는 것도 괜찮지 않아?" 하지만 대화가 끝날 때마다 무언가가 찝찝했다. 그 사람이 내일 또 연락을 해주길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렇게 이별을 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상대와 연결된 느낌을 원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쉽게 놓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애심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면서 깨달은 점 중 하나는, 연락을 계속하는 이유가 단순히 상대가 그리워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와의 관계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 '심리적 연결감' 때문이기도 하다. 심리학자 존 볼비(John Bowlby)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유지하려고 하며, 이것이 끊어졌을 때 불안과 상실감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관계가 완전히 끝나는 걸 두려워한다. 특히 미련이 남아 있거나 감정적으로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이별일수록, 상대를 놓는 것이 어렵다. 연락을 하면 잠시나마 그 공백이 메워지고, 답장이 오는 순간 상대가 여전히 내 곁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러나 연락은 관계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별의 고통을 길게 늘일 뿐이다.


연애할 때 형성된 강한 애착이 이별 후 갑자기 끊어지면서 불안을 느끼게 된다. 특히 불안형 애착을 가진 사람일수록, 연락을 통해 잠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회피형 애착을 가진 사람들은 친구로 남자는 말로 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락을 지속한다고 해서 감정이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만 더 길어진다는 사실이다.


연락을 계속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직 감정이 남아 있어서, 상대가 나를 잊지 않았다는 확신을 얻고 싶어서, 완전히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워서, 친구로라도 남고 싶어서 등등.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질문은, "이 연락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가?"이다. 연락을 할 때마다 감정이 흔들리고, 상대의 답장이 오지 않으면 더 힘들어진다면 이제는 그 연결을 놓아줄 때일지도 모른다.

이별 후에 연락을 계속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의미와 기대를 부여하게 된다. 그러나 그 연락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든다면 이제는 상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연락을 끊는다는 것은 상대를 미워하거나 잊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별 후 남아 있는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다.

혹시 지금 이별 후에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 연락이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가, 아니면 더 힘들게 만드는가?"


이제 조금씩 놓아줄 준비를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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