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연애, 그리고 이별.

by Kkuromi

만남과 헤어짐.

처음과 끝.


모든 이별은 각자의 방식으로 아팠다.

다만 슬픔보다 한순간에 놓아진 공허함이, 이별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무력감이 찾아왔다.

또 한 번 관계를 지키지 못한 나에 대한 실망과 자책은 피할 수도 없이 한동안 내주변을 맴돌았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에도 그렇게 조금은 더 나아졌을 성숙한 나에 대한 기대에도 사랑은 쉽게 응해주지 않았다.


이별에 돌아서는 마음을 굳히다가도 지금이라도 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은 이따금 차올랐다.

잊고 있던 그때 이별의 아픔, 힘듬이었다.


와중에 헤어짐 그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나는

서로가 서로한테 하고 싶은 말, 지난 시간에 대한 감사와 애도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전화를 걸었다.

너무나 태연한 그의 목소리. 마치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나 싶은 여전한 목소리.


그에 대한 실망, 지친 마음 그리고 헤어지는 것과 별개로

이별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적어도 마지막 순간이 하찮지 않기를 바랐다.


수백개의 사랑이 있고, 수백개의 이별이 있다.

모두 달랐다.

비로소 이해되는 감정이 있고, 새롭게 마주하는 내가 있고,

이전에 깨닫지 못했던 나의 더 큰 부분들.

그 사람이 아파하거나 좋아했던 나의 모습들.

그렇게 비추어지는 사랑에


사실 모르겠다.

이전의 만남과 이별은 이번의 만남과 이별에 답해줄 수 없었고,

그때의 후회가 지금의 정답이 될 수도 없었다.


그저

나와 우리 사이에서

양립할 수도 양립하기 어렵기도 한 것들 속에서

또다시 난 시험에 들었고, 매순간 저울질 끝에 지고야 만 것 같다.


그래서 자꾸

이별에 말이 길어졌다.

나를, 우리를 이해하고 싶으니까.

나는 어떤 실수를 되풀이했을까.

과연 다시 돌아가더라도 우리가 그러지 않을 수 있을까.




넌 날 사랑했어.

아니, 정확하게는 사랑한다는 말로 날 너의 틀에 맞추려했어.

너의 틀에 맞춰지지 않으면 날 비난했어. 날 버려뒀어.

길들이려고.


넌 사랑하려고 한 게 아니라 소유하려고 했어.

넌 나한테 널 맞춰갈 생각이 없었어.


너의 틀에 날 끼우려고

내 어리석음을 인질삼아

내 감정을 마음대로 제단하고

네가 원하는 걸 끊임없이 요구했어.


그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날 비난했어. 날 버려뒀어.


넌 나를 사랑한거니?


자기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자기를 다 안다고 믿는 사람들은 결국 상처받을 일이 더 많이 남은 사람들이에요.


-멜로가 체질-



나는 그를 사랑했을까.

나의 사랑은, 최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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