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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K 김밥

해발 1,600m 산간에서 바다를 품은 김밥을 먹는다

by 바롱이

민스분식은 태백 황지자유시장 옆 골목에 있는 분식집이다. 여사장님이 살갑게 손님 응대를 하신다. 다양한 김밥이 대표 음식이며 어묵, 떡볶이, 튀김, 순대, 냄비 우동, 냄비 계란 라면 등도 판매한다. 감태 김밥이 별미로 보여 찾았다. 다른 음식 맛은 보지 않았지만, 자극적인 맛은 덜해 보인다.


바다향 품은 푸른 별미 김밥


감태 김밥을 주문하면 밥솥에서 일정량의 밥을 덜어 김밥을 만든다. 감태를 일반 김 크기로 자른 후 그 위에 삼삼하게 간한 따뜻한 밥을 깐다. 채 썬 당근, 오이, 새곰한 단무지, 우엉조림, 햄, 게맛살 등 자극적인 맛 덜한 속 재료를 넣어 말아낸다.


푸른빛 감태 속에 분홍색, 노란색, 붉은색, 하얀색 등 색감이 알록달록하다. 눈맛은 고스란히 뇌로 전달되고 손길은 자연스럽게 김밥을 집어 입 속으로 넣는다.


어금니로 꼭꼭 씹는다. 까끌까끌한 질감과 특유의 해초 향 뒤로 쌉쌀한 맛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착 감긴다. 밥과 속 재료의 간이 강하지 않아 감태의 달금하고 싸한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해발 1,600m 산간에서 맛본 바다를 품은 김밥이다.


고르매는 강릉, 양양, 속초, 고성 등 강원도 동해안 갯바위 물밑에 자라는 '바다나물'로 고리매, 고르메라고도 부른다.


양식이 되지 않아 사람의 손으로 채취해야 한다. 채취 후에도 바닷물로 씻어내고, 헹구고, 찧어 돌가루, 모래가루도 제거한 후 한 장씩 김 발 위에 올려 말리는 지난(至難)한 과정과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


강원도 고성에서 산 마른 고르매 두 장으로 김밥을 싸 주셨다. 게맛살, 햄, 단무지는 빼달라고 부탁드렸다. 김밥을 싼 후 참기름을 발라 주신다. 들기름이 있었으면 발라주었을 거란 여사장님의 말씀이 고맙다.


고르매 김밥은 마른 고르매에 삼삼하게 간한 따뜻한 밥을 깔고 깻잎, 달걀지단, 오이, 우엉, 당근 등 속 재료를 넣어 말아 낸 후 참기름을 발랐다. 속 재료와 밥의 간이 강하지 않아 짠맛 강한 고르매를 중화시켰다. 먹기 좋을 정도로 짭짤하다.


고르매 특유의 짙은 바다향과 투박한 질감에 속 재료의 다양한 식감과 맛이 어우러져 풍미를 배가한다.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바다의 맛을 흠뻑 담은 별미 김밥이다.


불어묵 김밥은 김에 따뜻한 밥을 깔고 아삭한 오이, 새곰한 단무지, 매칼하고 쫀득한 양념 어묵을 듬뿍 넣어 말아낸 후 참기름을 약간 두른다. 입안이 잠시 얼얼하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텁텁하지 않은 깔끔한 매운맛이다. 손이 계속 가는 중독성 있는 김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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