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제철의 맛

10월 알찬 암꽃게의 맛, 꽃게탕

by 바롱이

꽃게를 사러 10월 말 인천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을 찾았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많은 가게가 꽃게를 판매한다. 꽃게만 취급하는 한 가게에서 신선해 보이는 암꽃게 2kg을 구매한다.


꽃게의 제철은 암꽃게는 4~6월, 수꽃게는 9~11월로 알려져 있다. 6월 말부터 8월 말까진 꽃게의 금어기다. 알을 품고 몸을 살찌운 6월의 암꽃게를 일품으로 친다. 산란 이후 가을에는 수꽃게가 푸짐하게 속살을 채워 맛이 좋다.


10월 말 국내산 꽃게의 시세는 암놈은 1kg 20,000원~25,000원이고 수놈은 1kg 15,000원이다. 암놈이 수놈보다 크기도 크고 가격도 더 비싸다. 암놈끼리도 크기와 무게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1kg 22,000원에 암꽃게 2kg을 산다.


등껍질로만 봐선 암놈, 수놈 구분이 어렵다. 여사장님이 꽃게를 뒤집어 암수 차이를 보여 준다. 배 부위가 삼각형 형태로 뾰족한 것이 수놈이고 둥근 모양이 암놈이다. 살아 있는 암꽃게를 살짝 들어보니 묵직하다. 배 부위를 눌러보니 딱딱하다.


등껍질이 벗겨진 암꽃게를 보니 주황색 알(실제론 내장이다. 주황색이나 검은 알은 바깥 배 부위에 붙어 있다.)과 갈색 내장으로 속이 튼실하게 차 있다. 여사장님 말론 날이 차가워지면 암꽃게가 알도 품고 속도 실해져 봄의 암꽃게에 견주어 맛이 덜하지 않다고 한다.


하나뿐인 이모가 2020년 11월, 안산 고잔역 부근에 기존 호프집을 인수하여 개업했다. 이종사촌 여동생이 함께한다. 신구의 조합이다. 몫도 좋고 경쟁 업체도 많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단계 확대 전에는 매출이 좋았지만, 현재는 녹록지 않다. 자영업 하시는 많은 식당과 술집들이 힘든 시기를 지나 영업이 잘 되길 바라본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산 백합, 가리비, 홍합, 동죽을 넣고 육수를 낸다. 가게의 강한 화력으로 한소끔 끓여 거품은 걷어낸다. 뽀얗고 시원한 감칠맛의 육수다.


살아 있는 싱싱한 암꽃게를 깨끗이 손질하여 먹기 좋은 크기로 토막을 낸다. 보랏빛 껍질에 하얀 점처럼 박힌 게 다리와 몸통의 뽀얀 속살, 주황색 알, 연하고 진한 갈색 내장 등으로 속이 꽉꽉 들어차 있다. 암꽃게 속이 단풍처럼 울긋불긋 물들었다.


"10월에도 맛난 알찬 암꽃게"


꽃게탕은 알 품은 10월 말의 생생한 암꽃게와 된장, 채소 등을 넣어 끓인다.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았다. 알밴 봄 꽃게의 맛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꽃게탕은 백합, 가리비, 홍합, 동죽을 넣어 끓인 육수에 된장을 풀고 표고버섯 가루, 고춧가루, 손질한 암꽃게, 느타리버섯, 팽이버섯, 무, 양파, 감자 등을 넣어 바글바글 충분히 끓인다. 이모가 태안 식당에서 봤다며 감자를 넣은 게 특색있다. 대파를 어슷하게 썰어 올려 마무리한 후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얹어 불 조절 해가며 먹는다.


국물을 한 술 크게 떠 호호 분 다음 입으로 넣는다. 조개에서 우러난 바다의 감칠맛, 표고버섯 가루의 담백한 땅의 감칠맛, 꽃게의 진하고 은은한 단맛, 된장의 들부드레하고 구수한 맛, 고춧가루의 깔끔한 매운맛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입안이 시원함으로 가득하다. 구수하고 개운함이 끝이 없다. 꽃게 특유의 비린내는 덜해지고 기분 좋은 맛만이 남는다.


게딱지에 붙은 주황색 알과 가장자리에 붙은 내장까지 숟가락으로 긁어 함께 맛본다. 알은 고소하게 씹히고 진하고 녹진한 내장은 호로록 부드럽게 넘어간다.


토막 낸 몸통 살을 입에 물고 쪽쪽 빨아 먹는다. 시원한 감칠맛의 육즙과 국물이 입안으로 썰물처럼 밀려오다가 촉촉한 꽃게살이 살포시 씹힌다. 단맛이 그윽하다.


다리 살도 껍질을 발겨 맛본다. 속살이 결이 살아 있고 탱탱하다. 입 안에 넣으니 부드럽게 풀어지며 달큰하고 은근하게 감칠맛을 풍긴다.


손님들이 몰려 이모네 식구들과 다 함께 먹지 못해 아쉽지만, 이모의 정과 손맛은 오롯이 전해졌다. 쌀쌀해진 날씨에 속을 따뜻하게 해주고 웅숭깊은 시원한 맛이 오래 여운으로 남은 알찬 암꽃게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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