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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Nov 02. 2023

담음새는 젊은데 맛은 할매다

청국장찌개 백반

할매보리밥은 청주 안덕벌 예원빌리지 맞은편 언덕에 있다. 젊은 여사장님이 운영한다. 4인용 좌식 테이블 9개 정도가 있는 보리밥 전문점이다. 내부는 가정집 방 분위기 같다.


예약 메뉴로 토종닭, 오리볶음 탕도 판매한다. 알음알음 찾아 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아 보인다.


젊은 손이 만든 할매 맛


청국장찌개 백반을 주문한다. 먼저 내준 구수한 꽁보리밥 숭늉과 쫀득쫀득한 호박 감자떡을 먹고 있다 보면 꽁보리밥에 신선한 재료의 맛을 살려 자극적이지 않게 간한 깔끔하고 담백한 밑반찬과 뚝배기에 청국장찌개를 넉넉하게 담아 내준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눈치 주지 않는다. 마음 편히 음식을 맛본다.


청국장찌개는 큼직하게 썬 부드러운 두부, 파, 적당히 물러져 진득한 메주콩을 듬뿍 넣어 끓였다. 짠맛은 덜하고 은은한 주 향과 구수함이 그만이다.


가슬가슬한 꽁보리밥을 밑반찬과 함께 먹다가 청국장 국물, 건더기, 나물무침, 고추장을 넣고 들기름을 둘러 비벼 먹는다. 살짝 촉촉해졌지만, 거친 식감은 간직한 꽁보리밥, 진득하게 씹히는 메주콩, 아삭하고 졸깃한 식감과 다양한 색감이 도드라진 삼삼한 간의 깔끔하고 담백한 나물무침, 매콤짭짤하고 찰진 고추장, 직접 짠 고소한 향과 은은한 깊은 맛의 들기름이 한데 어우러져 풍미를 더해준다.


담음새는 젊은데 맛은 할매다. 식당 상호와 걸맞은 밥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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