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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반 마실

소담소담 전통을 담다

서산 소담식당

by 바롱이

소담식당은 서산공용버스터미널 입구 건너편 골목 안에 ㅁ있는 한식 전문 식당이다. 당진, 서산, 태안 등 충남 서해안 분들이 즐겨 드셨던 음식으로 알려진 깻묵 된장이 보여 찾았다.


깻묵 된장 외에 김치찌개, 된장찌개, 돼지찌개, 청국장, 순두 부찌개, 게국지, 생선찌개 등도 맛볼 수 있으며 엄나무와 녹두를 넣은 삼계탕도 판매한다.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며 1인분 식사도 가능하다. 인상 좋은 여사장님이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고소한 향토 음식과 정갈한 밑반찬


깻묵 된장을 주문한다. 복(福)이라 쓰인 뚜겅을 덮은 잡곡밥과 뚝배기에 깻묵 된장을 팔팔 끓여 내준다.


밑반찬이 11가지가 나온다. 은빛 네모진 양은 쟁반이 꽉 차도록 내준 음식이 소담스럽다.


포무침, 버섯데침, 오이무침, 콩.땅콩.해바라기씨.잣 등을 넣은 고소한 견과류볶음, 알싸한 매운맛의 지고추무침, 사각사각 씹히는 궁채 장아찌, 오징어젓, 달걀프라이, 마늘종을 넣은 멸치볶음, 열무김치, 간장에 조린 후 갖은 양념한 짭짤한 감칠맛과 부드럽게 씹히는 칠게장 등 밑반찬이 정갈하게 차려진다.


겹치는 밑반찬이 없다. 만든이의 정성과 솜씨가 엿보인다.


깻묵 된장은 들깨를 참깨보다 선호한 당진, 서산, 태안 등 충남 서해안 분들이 즐겨 드셨던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깻묵은 기름을 짜고 남은 깨의 찌꺼기를 말하는데 이를 버리지 않고 사용한 것이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현재는 통들깨를 갈아 사용한다.


조리 방법은 된장찌개와 다르지 않으나 된장의 사용은 적게 한다. 육수에 약간의 된장을 풀고 소금으로만 염장해 담근 백김치를 물에 헹궈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인다. 여기에 통들깨를 갈아 넣고 한 번 더 자박자박 끓여 내준다.


된장 맛은 거의 나지 않는다. 된장을 많이 넣으면 고소한 맛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투박하게 간 들깨의 고소함이 진하다. 삼삼하고 부드러운 백김치와 들깨의 어우러짐이 좋다.


입맛 없을 때 밥 대신 먹거나 속풀이 해장용으로도 그만이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깔끔한 찬들과 지역분들이 즐기는 향토음식을 남김없이 먹는다. 나그네의 몸과 마음이 모록모록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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