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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철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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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롱이 Jan 30. 2024

뜨거워야 맛깔난 겨울의 맛

매생이굴국

매생이집은 ​청주 한국은행충북본부 부근에 있다. 매생이를 이용한 매생이탕, 매생이 순두부, 매생이 떡국, 매생이 굴전 등이 대표 음식이다.

식사류인 해초 비빔밥과 민어회, 병어회·찜, 홍어회, 홍어삼합, 파김치 장어구이, 낙지회, 낙지탕탕 등 수산물 위주의 안주류도 판매한다.


오동통한 굴과 매생이를 푸짐하게 넣어 한소끔 끓인 매생이굴국에 톳을 넣어 지은 솥밥을 내준다.

솥밥의 나무 뚜껑을 연다. 구수한 내음이 하얀 김에 묻어 올라온다. 한술 떠먹는다. 포슬포슬한 밥알에 은은한 단맛이 스며들어 입맛을 한층 돋워준다.


나머지 밥은 공기에 담고 물을 붓고 나무 뚜껑을 덮는다.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숭늉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눈을 돌려 밑반찬을 훑어본다. 얇게 썬 오이와 부추에 새우젓으로 간한 새곰하고 상쾌한 오이무침, 시원하고 아삭한 배추겉절이, 졸깃한 식감의 감칠맛 좋은 양념 오징어 젓갈, 채 썬 무와 꼬시래기를 넣어 무친 오독오독 씹히는 꼬시래기 무침 담박한 국과 밥에 어울리는 찬들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다.


겨울 바다향과 뜨거운 기운을 담다


매생이굴국은 삼삼하고 고소한 국물에 굴을 넣어 살짝 익히고 매생이를 살살 풀어 끓인다. 달걀말이, 부추, 버섯, 깨 등도 곁들여졌다.

굴과 매생이가 합쳐져 깊은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을 내는 개운한 매생이굴국이다. 겨울철 별미이다.

한소끔 끓여 내왔지만 김은 나지 않는다. 걸쭉한 매생이를 입안이 데지 않게 조심하며 후루룩 마신다. 매생이의 독특한 잔향이 입안에 머물다 미끈하게 목구멍을 넘어 속으로 들어간다. 뜨거운 바다 기운이 불끈거린다.

오동통한 우윳빛 속살의 굴도 한입 베어 문다. 폭신한 식감에 시원한 단맛이 포개진다.

시원한 감칠맛의 국물이 촉촉하게 스며든 부드럽고 달콤한 달걀말이를 구수한 쌀밥과 곁들여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매생이국과 공깃밥이 바닥을 드러낸다. 잊고 있었던 솥밥의 나무 뚜껑을 연다. 하얀 쌀밥 아래 누른 누룽지가 먹음직스럽다. 숟가락으로 긁는다. 밥과 물에 구수함이 배인 푸근한 숭늉 완성된다.


기다림의 맛은 배신하지 않는다. 커피따윈 명함도 못내미는 식사를 마무리 하는 최고의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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