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은 봄이 온다고 생각하는 날로, 대개 양력 2월 4일경이다. 24절기는 중국 화북 지역의 기후를 기준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입춘에 봄기운을 느낄 수 없다. 예로부터 입춘에는 대문이나 기둥에 봄이 온 것을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글을 써 붙여 봄을 맞이하고, 집안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한다. 제주도에서는 입춘굿으로 풍농을 빌기도 한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김동복 기증 입춘서이다. 입춘서는 입춘첩에 쓸 봄맞이 문구를 정리해 엮은 문서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입춘을 맞이해 좋은 운이 들어오고, 집안에 경사가 않기를 바람', '금방창갑 만수무강 과거에 장원급제하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바람', '오곡동양 육축답성, 오곡(쌀, 조, 수수, 팥, 콩 풍년들고, 여섯 가축(소, 말, 양, 개, 돼지, 닭)과 논이 풍성하기를 바람'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입춘 풍경 사진 엽서는 색동옷을 차려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엽서로, 대문에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쓴 입춘첩이 붙어있다.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목우와 입춘첩이다. 목우는 제주도의 입춘굿에 등장하는 나무로 만든 소로, 제주도에서는 ‘낭쉐'라고 부른다. 이 소는 입춘굿의 모의 농경에 등장하며, 풍농을 기원하고 농사의 시작 시기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조선 시대 이원조李源祚, 1792-1871가 쓴 『탐라록耽羅錄』(1841)에는 관복을 갖춰 입은 호장戶長이 나무로 만든 소를 끌고, 기생들이 좌우에 서서 이를 따르는 모습이 나온다.
입춘첩은 봄이 온 것을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글을 적은 종이로, 입춘에 집의 대문이나 기둥, 문 위에 붙인다. 대문에 가장 많이 쓰이는 문구로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 있으며, 집안 공간의 성격에 따라 붙이는 내용이 다르다.